(현장포커스)문화재청 '삼성혈 보호' 주먹구구식 사업추진 반려

제주시가 신산공원 인근에 조성하고 있는 12 저류지 조성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문화재청이 12저류지 사업에 대해 인근에 위치한 국가지정문화재인 삼성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사업을 반려했기 때문이다.

시는 인근에 국가지정문화재인 삼성혈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이 무리한 사업추진으로 10억 원이라는 막대한 혈세를 들여 부지를 미리 매입하는 등 향후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뒷북행정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한편 제주시는 산지천 하류지역의 홍수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신산공원인근 국일건재사 북측 일대에 대규모 저류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만들어지는 저류지는 사업비 50억 원을 투입, 8,500㎡ 부지에 저류용량 5만t 규모의 저류지를 설치하는 사업인데 10억 원을 투입해 부지 매입을 이미 마무리한 상태이고 올해 안에 공사에 착수, 내년 6월 완공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문화재보호법에는 국가지정문화재 외곽 경계로부터 500m 이내 지역에서 시행하는 건설공사에 대해서는 인.허가 전에 문화재 보존에 영향을 미치는 지 여부를 검토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런 사항이 문화재보호법에 명시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제주시는 검토는 커녕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책상머리 행정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문화재청은 “저류지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삼성혈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면서 “계획을 축소하면, 심의위원 등 전문가들이 다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제주시는 저류용량을 절반 가까이 축소한 3만t 규모로 사업을 변경해 다음 달 중 현상변경 허가를 다시 신청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저류용량이 3만 톤으로 축소하여 신청 하더라도, 문화재청이 이를 받아들여 질 지 미지수여서, 이번 저류지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저류지 사업은 현 시점에서는 타당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지천 복개구간을 철거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인근에 거주하는 이 모씨는 "본인이 돈을 들인 사업이면 이렇게 허술하게 사업을 추진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이런 일의 재발방지를 위해서라고 혈세를 낭비한 만큼 담당공무원에 대해서는 제도적으로 인사상에 막대한 불이익을 줘야 한다고 성토했다.


한편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4저류지 사업의 경우 논란이 되고 있는 문화재 보호와 재해예방, 이 2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면 무작정 토목건설업체의 배만 불리는 저류지 건설이 아니라 하천 복개구조물 철거부터 하는 게 제주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제주시의 제4저류지 조성 논란은 수해예방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도외시 한 채 추진한 재해예방사업의 필연적인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2007년 9월 제주 섬을 급습한 태풍 ‘나리’ 이후, 제주도에서는 ‘도심지 방재구조진단’을 통해 근본적인 재해예방대책으로 하천 하류의 복개구조물 철거를 제시했지만, 당시 제주도정은 이러저러한 이유를 들어 복개구조물 철거를 맨 후순위로 미뤄버린 채, 무려 800억 원이라는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는 저류지 건설을 선택했다고 꼬집었다.

이마저도 홍수저감 효과가 큰 도심지 직 상류가 아니라 한라산과 인접한 중산간 지역에 만듦으로써 저류 효과도 떨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미 산지천 상류에는 3곳에 총 72,000톤 용량의 저류지가 설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해 8월 도심지에 내린 폭우로 인해 산지천 하류가 범람위험에 처했다며, 이는 도심지의 집중호우로 인한 재해 방지용 저류지를 폭우가 안 내린 중산간 지역에 설치했기 때문에 아무런 효과도 발휘하지 못한 채 아까운 예산만 낭비한 꼴이 됐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이 폭우 때문에 또 다시 산지천 제4저류지를 건설하려고 했지만, 재해예방의 가장 근본적인 대책인 하천 하류지역의 복개구조물 철거는 검토하지도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우근민 제주도지사 당선자도 이런 무리한 사업 추진에 대해 인수위를 통해 잇단 제동을 걸고 있다.

(제주환경일보= 김태홍기자, 제주프레스= 홍석형 기자, 제주인터넷뉴스= 김성만 기자, 뉴스제주= 박길홍 기자 공동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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