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부모 따라 밭일 도운 것도 영농활동 경력?

▲ 강병삼 제주시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이 18일 오전 10시부터 실시됐다. 사진 우측 상단은 현기종, 하단은 강성의 청문위원. ©Newsjeju
▲ 강병삼 제주시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이 18일 오전 10시부터 실시됐다. 사진 우측 상단은 현기종, 하단은 강성의 청문위원. ©Newsjeju

제주시장이라는 자리에 임명돼야 할 고위공직자가 갖춰야 할 제1 덕목이 '많은 농지 취득'이라는 비아냥까지 흘러나오고 있으나, 강병삼 제주시장 후보자는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인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시장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임정은)는 18일 강병삼 제주시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대다수의 청문 위원들이 한결같이 강병삼 후보자의 자질 문제에 도덕적 흠결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현기종 인사청문특위 부위원장(국민의힘, 성산읍)은 이날 청문 질의응답 과정에서 "자괴감이 느껴진다"고까지 자조섞인 말을 내뱉으며 강병삼 후보자를 강하게 질타했다.

현기종 의원은 "현재 갖고 있는 토지가 상속된 것을 포함해 무려 33개 필지나 된다. 농지만 7000평 정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를 보면 고위공직자가 갖춰야 할 요건 중에 농지를 많이 취득해야 되는건가 싶다"며 "저는 자괴감이 느껴진다. (본인이)농업인이 맞다고 보느냐"고 물었다.

이에 강병삼 후보자는 "부끄럽게 생각하고, 자신있게 농업인이라고 말하긴 힘들다"고 답했다.

현 의원은 "이게 사과했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사과를 했으면 책임이 뒤따라야 하는데 기부체납도 거부하고 사퇴 의향도 없다. 사과를 했는데 책임은 안 지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으면서 "농지를 구입하고도 1년 6개월이 넘게 영농활동을 하지 않았으면 농지법 위반인데, 과연 제주시장이 되면 이런 비슷한 경우에서 농지처분을 어떻게 내리겠다는거냐"고 반문했다.

강 후보자는 "행정처분의 절차 기준이 정해져 있으니 공정하게 진행되도록 사적 이해관계가 끼어들지 않도록 처리하겠다"고만 답했다.

그러자 강성의 의원(더불어민주당, 화북동)은 "답변은 그렇게 하지만 실제 말한대로 지켜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앞서 답변 중 농지 취득에 딱히 불법적 행위가 없다고 말하는 거 같던데 그렇게 생각하는거냐"고 물었다.

강 후보자가 "광령리 토지에 대해선 자경의무 위반을 인정한다"고 답하자 강성의 의원은 "아라동 토지를 매입할 때 제출한 농업경영계획서에 영농활동 경력을 10년이라고 썼다. 이것도 허위로 문서를 작성한 게 아니냐"고 질타했다.

강 후보자가 "1년이든 10년을 기재하든 별 의미가 없는 항목"이라고 대응하자, 강 의원은 "농지자격 취득 여부를 다루는 핵심 서류에 1회 자경을 한 걸 가지고 10년이라고 기재한 거 자체가 허위작성이 아니고 무어냐"고 반박했다.

그러자 강 후보자는 "어릴 때부터 농사를 지어 온 경험 기간이라고 봐달라"고 해명하자, 강 의원은 "그게 도민 눈높이에서, 일반 상식적으로 맞는 답변이라고 보느냐"고 꼬집었다. 강 후보자의 해명은 자신이 어릴적 부모 따라 농장에 가서 일을 도운 것도 영농활동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어서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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