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31일부터 9월 6일까지 일정으로 호주 출장
이틀 전부터 초대형 태풍 북상 예고됐는데도 출장 강행

▲ 태풍 힌남노가 제주에 영향을 끼쳤던 시기에 호주 출장을 다녀온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 위원들. ©Newsjeju
▲ 태풍 힌남노가 제주에 영향을 끼쳤던 시기에 호주 출장을 다녀온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 위원들. ©Newsjeju

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제주를 강타하고 있을 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김창식) 소속 의원들이 호주로 출장갔던 사실이 드러났다.

제주도의회 교육위는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6일까지의 일정으로 호주 출장에 나섰다. 출장의 목적은 호주의 선진 대학과 학교 정보를 수집하고 제주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 유치 관련 대안을 모색하는데 뒀다. 이를 위해 호주 내 학교와 박물관, 도서관 등을 방문했다.

문제는 이들이 하필 호주 출장을 나선 시점이 태풍 힌남노가 제주로 북상할 것이 예고된 때였다는 데 있다.

지난 8월 29일부터 태풍 힌남노에 대한 기상 보도가 올라오기 시작했고, 30일엔 힌남노의 예상 진로가 방향을 틀어 한반도로 북상할 것이라고 예보된 바 있다.

실제 태풍 힌남노는 9월 4일께 제주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역대 가장 큰 강풍을 몰아쳤던 과거 매미(2003년)급 태풍이 될 것으로 보도되면서 큰 우려가 일었었다. 이에 제주도교육청은 5일과 6일 양일에 걸쳐 제주도 내 모든 학교에 정상등교를 중지하고 원격수업 등으로 대체하는 학사운영을 내놨다.

이런 시국에 해외 출장에 나선 거라 교육위의 처신이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물론 이번 해외 출장이 비단 교육위만 이뤄진 게 아니고, 비회기인 8월에 맞춰 한 달 전부터 계획을 세우고 다른 상임위에서도 정해진 일정에 맞춰 갔다온 것이라곤 하지만 교육위의 경우엔 시기가 좋지 못했다.

이에 대해 뉴스제주는 지난 5일과 6일에 김창식 교육위원장이나 양홍식 교육위 부위원장에게 입장을 묻는 전화를 시도했지만 이미 호주에서 활동 중이었는지 전화기가 꺼져 있거나 받지 않았다. 다른 교육위 의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 전문위원실 측에선 "이미 정해진 일정에 따라 출장이 이뤄진 것이고, 태풍 상황에 대해선 제주도교육청의 학사운영 방침 등을 문자로 알려드리긴 했다"며 이번 출장이 외유성이 아니라고 거듭 해명에 나섰다.

그럼에도 이미 교육위를 포함한 여러 상임위원회 의원들이 단체로 돌아가면서 해외 출장에 나서는 것에 대해 다양한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제주도의회 의원 공무국외여행심의위원회 회의 당시 심의위는 출장 목적에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했었다.

한편, 이번 교육위원회의 호주 출장엔 김대진 의원(더불어민주당, 동홍동)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빠지고 나머지 8명의 소속 의원들만 출장에 나섰다. 출장에 나선 교육위원들은 김창식, 강동우, 고의숙, 오승식, 정이운 등 5명의 교육의원과 양홍식(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김황국(국민의힘, 용담1·2동), 이남근(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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