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엽 의원 "임명한 개방형 직위, 비서실 별정직 모두 선거공신" 지적
오영훈 지사 "선거공신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철학 같은 분들과 일해야 속도 낼 수 있다" 항변

▲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이정엽 의원이 화면에 띄운 별정직 및 개방형 직위에 대한 인사 현황표를 보고 있다. ©Newsjeju
▲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이정엽 의원이 화면에 띄운 별정직 및 개방형 직위에 대한 인사 현황표를 보고 있다. ©Newsjeju

민선 8기 오영훈 제주도정에서 이뤄진 최근 인사 방향을 두고 전임 도정들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에 대해 오영훈 지사 역시 원희룡 전 지사가 해명한 바와 똑같은 답변으로 응수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19일 제409회 제1차 정례회 2차 본회의를 열어 민선 8기 제주도정에 대한 첫 도정질문을 진행했다.

첫 번째 질의자로 국민의힘 이정엽 의원(대륜동)이 나섰다. 

이 의원은 "정무부지사와 정무특별보좌관, 대외협력특별보좌관, 서울본부장, 공보관, 메시지팀장 등 최근 개방형 직위와 별정직 임명 현황을 보면 모두 다 선거캠프 때 요직을 맡았던 분들"이라며 오영훈 도정 하에서 이뤄지고 있는 인사정책 방향을 꼬집었다.

오영훈 지사는 "선거공신에 대한 개념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다"며 "특히 비서실 별정직들에 대해선 저와 정치철학을 함께 한 분들과 일을 해야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본다"면서 "개방형 직위에 대해선 관련 절차 법령에 의해 모두 정상적으로 임명된 분들"이라고 해명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원희룡 전 지사도 과거 도정질문 때 정확히 이렇게 답변하면서 비판을 피해간 바 있다.

이에 이 의원은 "물론 선거공신에 대한 부분을 전혀 이해 못하는 바가 아니다. 선거 전에 다 약속들을 하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러는 것도 이해는 하나 적당히 해야지 너무 노골적이고 과하다는 것"이라며 "도민들은 민선 8기가 이전과 달리 다른 도정이기를 바랐는데, 이렇게 전임 도정과 똑같이 판박이로 가면 오영훈 도정을 어떻게 바라보겠느냐"고 질타했다.

그러자 오 지사는 "선거 전에 특정 직위에 대해 약속했다는 것에 대해선 단 한 건, 단 한 명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항변했다.

▲ 이정엽 의원이 도정질문 질문에서 화면에 띄운 별정직 및 개방형직위 현황표. ©Newsjeju
▲ 이정엽 의원이 도정질문 질문에서 화면에 띄운 별정직 및 개방형직위 현황표. ©Newsjeju

또한 이 의원은 서울본부장 직급을 4급에서 3급으로 상향한 것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의회에서도 이를 계속 지적한 부분인데, 조직개편 서두르지 않겠다면서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3급 자리에 앉힌 건 누가봐도 대놓고 자기사람 챙긴 게 아니냐"고 직격했다.

이어 이 의원은 "조직개편을 늦추는 것도 주변 공신들 챙겨줄려고 그러는 게 아니냐"고도 쏘아붙였다.

오 지사는 3급으로의 상향 조치가 전임 도정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반박한 뒤 "절대 그렇지 않다"며 "조직개편을 취임하자마자 단행하기엔 행정경험이 없는 상태였고, 행정을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해서 그런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이 의원이 서울본부장 직급을 다시 4급으로 조정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었고, 오 지사는 "논의할 수는 있겠으나 서울본부장의 역할이 커진 상태라 다시 조정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겠다"며 거부했다.

이와 함께 이정엽 의원은 비서실 별정직 문제에 대해서도 다시 따졌다. 이 의원은 현재 제주도정에서 임명하고 있는 별정직 공무원이 13명이나 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오 지사는 "다른 타 시도에도 비슷한 인력을 두고 있다. 제주엔 기초자치가 없기에 다른 곳과 비교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추후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판단되고 또, 의회에서 이를 계속 지적할 경우 향후 조정 가능성을 검토해보겠다"고 응수했다.

▲ 이정엽 제주도의원(국민의힘, 대륜동). ©Newsjeju
▲ 이정엽 제주도의원(국민의힘, 대륜동). ©Newsjeju

이 외에도 출자출연기관장에 대한 인사도 캐물었다. 이 의원은 "특히 출자출연기관장에 대해선 '소문대로'라는 인사 혹평이 이뤄지고 있다"며 "인사 예고가 사전에 정보가 잘못 누출된 건지, 아니면 기자들이 어떻게 알고 이를 다 맞추는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오 지사는 "인사 임명 과정에서 비서실이나 도청 내부에서 어떤 얘기가 흘러나가는지 모르겠으나 향후엔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히 지도감독하겠다"고 답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13개의 출자출연기관장 중 평생교육장학진흥원장과 제주문화예술재단, 경제통상진흥원장, 제주에너지공사,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연구원에 임명됐거나 인사청문이 예고된 인물들이 모두 '소문대로' 인사라는 거다. 어떻게 죄다 언론에서 보도된대로 인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냐. 모두 준비된 인사들이 아니냐"고 재차 질타했다.

오 지사는 "도민 눈높이에 맞도록 관련 법과 조례에 의거내 임명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으로만 응수한 뒤,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고 반박하자, 이 의원은 "지사 혼자만 그렇게 보는 게 아니냐. 언론이나 다른 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본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의원이 다시 "오핵관으로 채워놓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도민에게 이해를 구할거냐, 아니면 사과를 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오 지사는 "비서실 인사에 대해선 제가 국회의원 시절 종사했던 분들이라 모두 제가 능력을 검증한 분들이어서 임명한 것이고, 개방형 직위에 대해선 철저히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해 나가겠다"고 재차 원론적인 답변으로 대신했다.

질의응답 마지막에 이 의원이 "많은 괴리가 있는 거 같다. 지자체 평가를 보면 14위, 9위다. 3등 안에서 도정을 이끌어가야 할텐데 이런 저조한 성적이 나오는 이유가 뭐라고 보느냐"고 묻자, 오 지사는 "도민여론을 겸허히 수용해야 하지만 일희일비해서도 안 된다"며 "도민만 바라보면서 정진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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