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심각한 소득불평등, 이 정도였어?
제주의 심각한 소득불평등, 이 정도였어?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2.09.22 12: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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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25% 그룹이 제주지역 전체 3/4 자산을 차지
상위 10% 자 평균 자산 23억, 하위 10% 160만 원... 무려 1455배 차이
▲ 제주특별자치도. ©Newsjeju
▲ 제주특별자치도. ©Newsjeju

제주도 내 소득불평등이 실로 놀라운 수치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제409회 제1차 정례회 제5차 본회의를 열어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도정질문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22일 마지막 도정질문에서 충격적인 소득불평등 수치들이 나왔다.

한동수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이도2동 을)과 오영훈 제주도지사 간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드러난 제주도의 소득 및 자산불평등 수치가 심각했다.

질의과정에 따르면, 제주지역 가계 평균 순자산 규모는 4억 91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에 이어 전국 16개 시·도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순자산 연평균 증가율은 11.3%로, 전국 평균 6.4%를 훨씬 상회했다.

제주지역 상위 25%의 자산규모는 14억 원 정도이며, 하위 20%의 평균 순자산은 1215만 원에 불과해 무려 93.3배나 차이가 났다. 

특히 상위 25% 그룹이 차지하는 총 자산이 전체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많았다. 이는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로, 서울보다도 높다. 제주지역 상위 25%의 그룹이 제주지역 전체 3/4의 자산을 차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한 상위 10%가 보유한 자산 비율이 하위 40%가 보유한 자산보다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척도에선 제주지역이 무려 14배나 많았다. 전국 평균이 11배였으며, 서울에 이어 역시 두 번째다.

이어 제주지역 상위 10%의 평균 순자산은 23억 5000만 원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는 전국에서 두 번째 수치다. 반면, 하위 10%의 평균 순자산은 160만 원에 불과해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무려 1455배나 차이났다.

▲ 한동수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도남동). ©Newsjeju
▲ 한동수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이도2동 을). ©Newsjeju

이러한 수치들에 대해 한동수 의원이 오영훈 지사에게 그 이유를 묻자, 오 지사는 "우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가장 중요한 요인엔 아파트 가격의 차별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여진다"고 답했다.

이에 한 의원은 "맞다. 제주지역 가계가 보유하고 있는 실물자산 비중이 84.4%인데, 이는 16개 시·도 중 가장 높고, 전국 평균 77.5%를 상회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사실상 제주도 내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하면서 소득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과정에서 제주도 내 무주택 비중이 45%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부동산 가격이 폭등할 시점인 지난 2015년에 비해 오히려 무주택 비중이 더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자영업자간의 소득불평등 역시 심각했다. 자영업자 상위 10%의 순자산 비중은 제주지역 전체의 45%로 전국에서 가장 높고, 상위 25%는 70%를 차지하고 있어 서울에 이어 두 번째다. 제주지역 5인 이하 자영업자 비중이 81.9%나 되며, 이들이 1년 동안 벌어들이는 영업이익이 2200만 원 정도, 월 평균 184만 원 수준이다.

이 외에 청년 세대의 경우에도 상위 25%와 하위 25% 간 자산격차가 64배에 달했다. 전국 평균보다 2배나 높다. 이는 자산의 대물림 규모 격차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기준 증여세는 548억 원, 상속세는 160억 원 수준이었으나 2021년에 증여세는 942억 원, 상속세는 402억 원으로 각각 72%, 151%가 증가했다. 이를 두고 한 의원은 "청년들도 부의 세습으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어떤 조치가 필요하겠느냐"고 물었다.

▲ 한동수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오영훈 제주도지사. ©Newsjeju
▲ 한동수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오영훈 제주도지사. ©Newsjeju

오 지사는 "답변자료를 준비하면서 이렇게 불평등이 커진 통계수치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며 "최근엔 겉으로 보이는 경제지표가 좋아지고 있었는데 이 수치를 보고 걱정이 많아졌다"고 답했다.

이어 오 지사는 "우선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도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책과제라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했고, 최근 5년간 주택공급률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것도 다시 확인했다"며 "주택공급의 확대에 대해 청년들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과감하고 통 크게 펼쳐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또 오 지사는 "경제 정책과 관련해선, 기업 중심의 경제성장 정책을 제대로 구가해야 하고, 소득안정정책을 펼쳐야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허나 이는 지자체만의 노력만으로 가능하지 않는 문제이기에 제주가 현재의 여건 속에서 이 정책들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 좀 더 면밀히 검토해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이에 한 의원은 "지속적인 주택 공급과 선제적인 인프라 조성이 공공부문에서 강화돼야 하고, 청년과 어르신, 한부모, 조손가구, 장애인 등 소외가정에 부동산 정책이 집중돼야 한다고 보여진다"고 제언하면서 "금융 정책에서도 청년 및 소규모 자영업자를 포용할 수 있는 정책을 확대해달라"고 주문했다.

오 지사는 "관련 정책이 시행되고는 있으나 현재의 불평등을 해소하기엔 턱없이 모자른 정책"이라며 "내년도 예산 편성에 이와 관련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향후 예산안이 의회에 제출됐을 때 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의회 차원에서도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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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 2022-09-23 12:49:35 IP 221.162
결국 고전적인. 진보대 보수식 이데오로기 논쟁으로 복귀함인가?

낙수효괄 믿고 자본력증대에의한 성장추구보담 되도않을 부의증대에 따른 낙수효과 기대는 모순에불과하니 부유계층의 부를 사회적 환원이란 채널을 통해 적절히분배함으로써, 빈부의격찰 줄이는것이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사회적 메카니즘이. 되야하는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