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특위 "ICC 관련성 전혀 없어 보인다" 맹폭
양영식 의원 "드론 조종자에게 헬기 조종하라고 맡기는 격"

▲ 이선화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이 29일 실시됐다. ©Newsjeju
▲ 이선화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이 29일 실시됐다. ©Newsjeju

과거 제주도의원 시절, 손정미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를 향해 '전문성이 결여돼 있다'는 비판을 가했던 이선화 후보자가 정작 자신을 향해서도 같은 비판이 제기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승아)는 29일 이선화 제주국제컨벤션센터(이하 ICC)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을 진행했다. 인사청문 내내 청문위원들은 이선화 후보자가 ICC를 운영하기엔 전문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비판을 가했다. 정작 이선화 후보자도 이러한 비판을 딱히 부정하지도 않았다.

홍인숙 의원(더불어민주당, 아라동 갑)이 먼저 "많은 분들이 마이스(MICE) 산업에 대한 전문성의 연관관계를 찾지 못하겠다는 지적이 많다"고 지적하자, 이선화 후보자는 "언론과 도의원 경력 외엔 마이스 관련 행사나 일을 했던 적도 없고 관련 자격증도 없어 그런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고 전문성 결여의 문제를 인정했다.

박두화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도 이선화 후보자에게 "마이스 산업에 종사한 적도 없고, 컨벤션 관련 경험도 전무하다. 본인이 대표이사직에 적합하다고 보느냐"고 즉답을 요구하자, 이선화 후보자는 "마이스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미 ICC 내에 제 능력을 뛰어넘는 전문가들이 있기에 안심하고, 제가 해야할 건 ICC의 인프라를 확대하는 일이라고 본다"고 애둘러 답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과거 6년간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에서 활동한 게 그나마 연결고리인데, 의정활동 당시에도 ICC와 관련한 조례를 발의한 게 단 하나도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양경호 의원(더불어민주당, 노형동 갑)은 현재 ICC의 기형적인 구조를 어떻게 개선할 것이냐는 문제에 방점을 두고 질의했다. 현재 ICC엔 정직원 43명 중 27명이 과장 이상의 간부이며, 직원이 16명인 기형적인 조직체계를 갖고 있다. 이 문제를 두고 이 후보자는 "조직을 역동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조직구성 배치를 제대로 하겠다"고만 답했을 뿐, 이렇다 할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진 못했다.

▲ 이선화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이 29일 실시됐다. ©Newsjeju
▲ 이선화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이 29일 실시됐다. ©Newsjeju

양영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연동 갑) 질의 순서에 이르러 답답한 문제의식들이 터져나왔다. 

먼저 양 의원은 과거 이선화 후보자가 제주도의원 의정활동 당시 집행부의 카사 델 아구아 건축물의 철거를 두고 "행정의 폭거라고 맹비난하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한다"며 "문화에 대한 안목이 깊이 있는 분으로 봤다. 그런데 ICC 대표 후보자가 됐다고 해서 의외였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출자출연기관장이나 지방공기업 사장을 개방직으로 두는 건, 전문성 향상을 통해 경쟁력과 효율성을 재고시키기 위함이 크다"며 "제주관광공사가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으로 시내면세점에 뛰어들었다가 수백억 원의 손해를 보고 철수했다. 지금 ICC는 어떠냐. 한 마디로 엉망진창인 상황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전문성이 결여된 경영진 탓이 가장 크다"고 지목했다.

이어 양 의원은 "다른 지자체에선 마이스 산업을 키우고자 분주하게 움직이는데 제주는 그간 제대로 된 사장이 뽑히질 않아 최악의 성적을 내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양 의원은 이 후보자가 과거 제주도의원 시절인 2013년에 손정미 대표이사를 상대로 인사청문을 하면서 전문성을 강하게 꼬집은 바 있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결국 부적격 판정이 내려지지 않았나. 본인은 구원투수로 적임자라고 보느냐"며 "손정미는 부적격이고 이선화는 왜 적격이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를 사랑하고 제주의 가치가 세계로 나가 국제 브랜드로 확립해 나가길 바라는 도민"이라면서 특별자치도의 문제를 되짚으며 즉답을 피해가려고만 했다.

양 의원은 "마이스 전문가도 아니고, 경영을 한 적도 없고, 해외 마케팅 경험도 없다. 비지니스 감각이 뛰어나다는 것도 찾을 수 없는데, 거기다 더 문제는 답변서로 제시한 경영 로드맵도 구체적이지 못하고 원론적이어서 과연 비전문가가 조직을 장악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맹폭격을 가했다.

이를 두고 양 의원은 이 후보자를 가리켜 '드론 조종자에게 헬기를 조종하라고 맡긴 격'이라고 비유했다.

또한 양 의원은 "현재 조직 문제 외에 ICC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자체 기획력이 없다는 것"이라며 "타 지자체의 컨벤션센터는 대규모 행사를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추진하면서 수익을 창출해내는데 제주는 제주도정이 유치한 행사를 공간만 대여해주는 꼴이다보니 수익이 날 수가 없는 구조"라고 일갈했다.

이 후보자가 "청문 준비하면서 지적한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알았다"고 답하자, 양 의원은 "그래서 전문 경영인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마이스 산업 육성을 위한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현재 상태가 유지되면 결국 악순환만 반복되고 말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승아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오라동)도 이 문제를 매우 강조했다. 이승아 위원장은 "후보자가 제출한 비전과 목표들을 보면 그냥 ICC 업무보고서를 읽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죄다 추상적이라 구체적인 비전이 안 보인다. 본인이 기획해 수익을 창출한 경험이 없기에 ICC를 어떻게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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