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용천동굴 주변 신규동굴 흔적 발견됐다 주장에
제주자치도, 전문가 현장 자문 "동굴 없을 것" 반박

▲ 용천동굴 주변 지반침하가 발견된 장소 위치도와 현장 조사 모습. ©Newsjeju
▲ 용천동굴 주변 지반침하가 발견된 장소 위치도와 현장 조사 모습. ©Newsjeju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 문제로 대두된 용천동굴 주변 신규 동굴 존재 여부에 대해 제주특별자치도가 환경단체의 주장을 반박했다.

제주자치도 세계유산본부(본부장 변덕승)는 지난 18일 문화재청 전문위원을 포함한 3명의 전문가를 동반해 용천동굴 주변 현장을 조사한 결과, 용천동굴 주변에 유사 동굴이 존재할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최근 제주도 내 일부 환경단체는 용천동굴 주변에서 신규 동굴의 존재 가능성을 암시하는 흔적이 발견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 10월 6일 시민단체 '제주진실탐사대'가 제주지질연구소와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신규 동굴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들은 ▲지반 무너짐 현상 ▲습지 및 용천수의 존재 ▲기존에 발표된 조사보고서의 오류(라고 주장) 등을 근거로 내세웠다. 특히 제주지질연구소의 강순석 소장은 "용천동굴의 규모가 만장굴에 비해 협소하기 때문에 만장굴에서 흘러온 나머지 용암이 어디로 갔는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추가 동굴의 존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세계유산본부 측은 전문가 3명에게 현장 자문을 구한 결과, 해당 지역에서 발견된 함몰지는 동굴이라 볼 수 없고, 지반 침하가 발생한 주변에 소규모 동공은 형성될 수 있으나 용천동굴과 유사한 동굴은 없을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반박했다.

또한 세계유산본부 측의 자문위원들은 "함몰지 바닥에 전석, 잔석, 부직포 위에 토사가 덮여 있고, 강우로 인해 토사가 전석(암석) 사이로 유입되면서 상부가 침하된 것이기에 이를 동굴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함몰지 주변에는 주상절리, 기공 배열, 흐름 구조 등과 같은 용암 지질구조가 나타나는 반면, 함몰지에 노출된 지반은 용암 지질의 특징이 관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문위원은 "해당 함몰지에 한 종류의 암석이 아닌 여러 종류의 암석이 뒤섞여 있고,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현무암질 암괴의 틈으로 토사가 빠져나가면서 지표가 무너져 만들어진 지표 함몰구조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자문위원은 "지난 2009년에 실시한 물리탐사 자료에 의하면, 지반 함몰지 주변으로는 동굴추정 이상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고도 덧붙였다.

허나 시민단체의 주장이나 이에 대한 제주자치도의 반박 모두 '추정'에 의한 판단(주장)일 뿐이어서 실제 동굴이 존재하는지의 유무는 현재로선 명확히 가려내긴 힘든 상태다.

변덕승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용천동굴은 과거 2005년에 발견된 이후 유네스코 및 문화재청 전문위원들의 엄격한 심사와 비교분석을 통해 세계유산에 등재된 곳"이라며 "그간 여러 차례의 학술조사 결과, 용천동굴의 본류는 거문오름용암동굴계에 속한 것으로 확인됐고 앞으로도 용천동굴을 비롯한 거문오름용암동굴계의 보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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