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 농민 단체들이 오영훈 지사와의 갈등을 빚은 사안을 정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국민의힘 제주도당 측에 강력히 항의했다. ©Newsjeju
▲ 제주도 농민 단체들이 오영훈 지사와 갈등으로 빚은 사안을 정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국민의힘 제주도당 측에 강력히 항의했다. ©Newsjeju

제주도 내 농민단체들이 국민의힘 제주도당을 향해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빚어진 갈등을 정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은 20일 성명을 내고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진정 제주의 1차산업을 생각한다면 먼저 제주 제2공항 계획을 철회하는 것부터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최근 오영훈 제주도지사에 의한 제주의 1차산업 비중 축소 발언이 농민회 측으로부터 큰 반발을 사며 논란이 되자 지난 19일 이에 대한 비판 성명을 배포했다. 국힘 제주도당은 "1차산업 종사자들의 속이 타들어 가는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못하며 도민의 자기결정권 또한 허울뿐인 공허한 메아리였을 뿐만 아니라 앞뒤가 다른 모습으로 도민사회의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면서 오영훈 지사에게 "각성하고 하루빨리 도민들게 진정성 있는 사죄를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를 두고 전농제주연맹 측은 "과연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1차산업을 운운하고 제주의 농업과 농촌, 농민을 말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제주의 가장 큰 현안인 제2공항 문제에서 어떤 입장인지부터 먼저 얘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농제주연맹은 "52만 평에 달하는 농민들의 터전에 제2공항 예정지가 들어선다. 지금도 농사지을 땅이 없어 돌아다니는 판국에 여기가 사라지면 농민들은 어떻게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겠느냐"며 "제2공항 자체가 농업과 농촌, 농민을 말살하는 계획"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전농제주연맹은 "그렇기에 제2공항을 찬성하는 정치인들이 그 주범이 되는 것이고, 과연 국민의힘은 어느 쪽이었느냐"며 "올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모든 후보들이 제2공항 조기 착공을 얘기했다. 이런 국민의힘이 진정 제주의 농업을 생각한다고 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전농제주연맹은 "농민들은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힘들게 싸워가고 있는데 지역 정당의 이득을 위해 숟가락을 얹으면서 우리들의 싸움에 진정성을 희석시키지 말라"면서 "이런 것이 농민들을 더 분노케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농제주연맹은 "진심으로 제주의 농업을 생각한다면 대안을 내놓으면서 얘기하고, 그 첫걸음은 제2공항 계획 철회부터 앞장 설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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