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예술재단, 2년째 경영평가 꼴지임에도 내년도 100억 넘게 예산 요구
양영식 "벼룩도 낯짝, 염치 없어... 후안무치에 너무 뻔뻔스러워" 혹평
출자출연기관에 대한 경영평가 예산편성에 반영 주문... 제주도정 "검토하겠다"
2년 연속 경영평가를 꼴찌한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 내년도 출연금 예산안으로 100억 원 넘게 요구한 것을 두고 '후안무치한 뻔뻔스러움'이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승아)는 26일 제410회 임시회를 통해 제주문화예술재단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벌였다. 이 자리에서 양영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연동 갑)이 이 문제를 꺼내들었다.
양영식 의원은 "13개 출자출연기관 중 기관 및 기관장 모두 최하위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에도 꼴찌다. 연거푸 2년 연속 꼴찌인 건 문제가 심각하다는 게 아니냐"며 "관리감독 부실한 거 인정하느냐"고 즉답을 요구했다.
이어 양 의원은 "문화정책과의 올해 본 예산 규모가 480억 원 규모인데 문화예술재단 예산만 169억 원이라 35%나 차지하고 있다"며 재단의 핵심사업이 뭐냐고 물었다.
오성율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이 "도내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라며 원론적인 답변으로 응수하려 하자 양 의원은 곧바로 말을 자르고 "사업이 뭐냐고 물어봤는데 그렇게 답하니 답답하다"고 질타하면서 "핵심사업도 파악 못하면서 169억 원이나 퍼주고 있느냐"고 꼬집었다.
양 의원은 "이러니 관리감독이 부실할 수밖에 없는 게 아니냐"며 "올해 재단에서 2023년 예산을 얼마나 요구한 줄 아나. 출연금 동의안이 의회에 제출됐는데 111억 원"이라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양 의원은 "지난해 출연금이 65억 원 규모인데 무려 85% 이상 증액했다. 단위사업별로 보면 500%까지 증액한 것도 있던데, 전체 사업비를 두 배 이상 요구했다"며 "세금 납부하는 도민들이 호구냐"고 호통쳤다.
양 의원은 "경영평가는 2년째 꼴찌인데 예산 증액해서 요구하고, 직원 충원하고... 벼룩도 낯짝이 있지 염치가 있어야 할 게 아니냐"며 "너무 후안무치하고 뻔뻔스럽다"면서 김수열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을 불러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김수열 이사장은 "재단의 정상화를 위해선 어쩔 수 없다. 열심히 하겠다는 조치로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양 의원은 "일을 제대로 못하면 패널티를 줘야 하는 게 아니냐. 경영성과와 관계없이 예산이 편성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건 잘못된 관행"이라며 구만섭 행정부지사에게 지방공기업 포함해 출자출연기관에 대한 경영평가 결과를 예산 편성에 반영할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해 관리감독 체제를 쇄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양 의원은 "수십억 혈세를 적자 보면서도, 경영평가가 계속 꼴찌인데도 기관장의 임기가 보장돼 있고, 예산을 올려주면서 운영을 보장받는다는 것은 너무 불합리한 관행"이라며 재차 예산안 편성 작성 지침에 경영평가가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만섭 부지사가 "지적이 맞고 공감한다"며 "세심하게 살펴보겠다"는 짧은 답변으로 응수하자, 양 의원은 "구체적으로 답해달라. 제대로 쇄신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출자출연기관의 행태는 계속 반복될 거고, 의회에서도 똑같은 질문을 계속 하게 될 거다. 쇄신이 돼야만 출자출연 기관이 스스로 책임 경영하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