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연대 "5개 학교 중 1개 학교만 조례에 따른 채식급식 제공"
"상반기 5개월 동안 ‘락토 오보’의 정의에 맞게 매달 급식이 제공된 학교는 없어"
"‘미트볼’, ‘생선가스’, ‘어묵우동’, ‘참치 비빔밥’이 채식급식의 날 메뉴로 제공"
"교육청의 채식급식의 날 월 1회 지정과 함께 채식 표준 메뉴 제공 시급"

채식활성화를 위한 도민연대(이하 채식연대)는 '제주교육청 학교 채식급식 활성화에 관한 조례'(이하 채식급식 조례)에 따른 채식급식의 날 운영이 제대로 되지않고 있다고 4일 지적했다.

채식연대는 이날 이에 대한 상반기 급식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채식급식 조례는 올해 3월 4일부터 시행됐다.

조례는 채식급식이 필요한 학생에게 채식급식을 제공해야 한다(제3조 2항)는 조항과, 채식급식에 대한 인식제고를 위해 교육감은 월 1회 채식급식의 날을 지정해 운영할 수 있다(제5조 1항)는 조항을 포함한다.

채식연대는 조례에 따른 채식급식의 날을 제주도 교육청이 따로 지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각 학교별로 채소의 날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교육청 차원에서 월 1회 ‘채식급식의 날’ 지정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채식급식 조례 시행 후 채식연대에서는 제주도 학교들의 채식의 날 운영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대상은 제주도 189개 모든 초 중 고등학교이며 조사범위는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간 각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된 식단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내용은 채식급식의 날 운영 여부와 식단의 적정성 여부였다.

채식연대는 "전체 189개 학교 중 채식 급식의 날을 운영하는 학교는 135개교로 71.4%였으며, 운영하지 않고 있는 학교는 54개교로 28.6%로 나타났다"고 적시했다. 비율로만 따지면 절반 이상의 학교가 채식 급식의 날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허나, 채식연대는 "채식 급식의 날을 운영하는 학교 가운에 상반기 5개월 동안 매달 운영한 학교는 전체 학교 중 23.8%인 45개교인 것으로 조사됐다. 90개 학교는 1회 이상 4회 이하로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제대로 운영이 되지 않는 점을 꼬집었다.

채식연대는 식단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선 "매달 채식급식의 날을 운영한 45개 학교의 식단은 채식급식 조례에 맞게 채식 급식이 제공되는 달도 있었지만 5개월 동안 매달 ‘락토 오보’로 식단을 운영한 학교는 단, 하나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락토오보' 식단은 채식의 종류 중 유제품과 난류까지 섭취하는 경우를 말한다. 채식급식 조례의 정의에 따른 학교급식은 락토 오보 식단이다.

연대는 "채식급식의 날이 있는 135개교의 식단을 분석한 결과 24% 정도의 학교가 매달 조례에 적합한 채식급식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식단 중 주 메뉴만을 중심으로 분석한 것이고 식단표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면 해당 식단은 더 줄어들어 분석이 무의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전체 189개 학교를 기준으로 보면 5개 학교 중 1개 학교인 20.76%의 학교가 월1회 채식급식의 날에 조례에 맞게 식단을 제공했다"는 점을 적시했다.

연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채식급식의 날에 제공된 메뉴는 비빔밥 종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빔밥 메뉴 중 ‘락토 오보’에 맞게 제공된 메뉴는 과반수 이하였다. 다음으로 많이 제공된 카레라이스와 자장 종류 또한 기준에 맞는 경우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메뉴 자체가 이미 채식 급식에 맞지 않는 메뉴들은 ‘닭고기 야채죽’, ‘어묵 우동’, ‘생선가스’, ‘햄치즈샌드위치’, ‘미트볼’ 등 이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연대는 이번 조사를 통해 "전국적으로 기후위기 대응과 함께 채소 섭취가 드문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월 1회 채식급식이 확산되는 추세이지만, 제주지역에선 채식급식 조례 시행 이후에 채식급식이 확대되고 있지 않다'며 제주도 교육청 차원에서 제주교육청이 월 1회 채식급식의 날을 지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연대는 "메뉴의 구성으로 볼 때 학교별 급식 담당자들이 조례의 내용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교육청에서 채식급식의 날 표준 메뉴와 레시피를 제공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레시피 공유와 채식급식의 의미에 대한 공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채소급식의 날' 시행에 대해 제주도민연대가 의문을 제기했다. ©Newsjeju
▲ '채소급식의 날' 시행에 대해 제주도민연대가 의문을 제기했다. ©Newsjeju

 

▲ '채소급식의 날' 시행에 대해 제주도민연대가 의문을 제기했다. ©Newsjeju
▲ '채소급식의 날' 시행에 대해 제주도민연대가 의문을 제기했다. ©News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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