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필지 40만여㎡, 약 12만 평... 도의회 동의 거쳐 예산 확보 후 토지매입 절차 진행 예정

▲ ▲ 송악산유원지 개발사업이 사실상 폐기되면서 제주도정이 중국 자본이 소유한 이 사업부지 일체를 매입한다고 8일 발표했다. ©Newsjeju
▲ 송악산유원지 개발사업이 사실상 폐기되면서 제주도정이 중국 자본이 소유한 이 사업부지 일체를 매입한다고 8일 발표했다. ©Newsjeju

제주특별자치도가 중국 자본이 소유한 송악산 일대의 대규모 토지 매입에 나선다고 8일 발표했다.

제주도정은 송악산 일대의 난개발과 경관 사유화를 방지하고자 송악산 유원지 개발사업의 중국 투자사인 신해원 유한회사가 소유한 토지 전체 매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재 매입이 추진되고 있는 토지는 170필지로, 무려 40만 748㎡(약 12만 1226평)에 달한다. 매입대상 토지 중 개발행위 허가 제한지역 등이 111필지(20만 5252㎡)이며, 나머지 도립공원에 속한 지역이 72필지(19만 5496㎡)다. 제한지역이 약 51.2%, 도립공원 부지가 48.8%를 차지한다. 13필지는 혼재돼 있으며, 매입 대상 필지는 180필지다.

송악산 유원지 개발사업은 1995년 유원지 지정 이후 신해원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유원지와 주변 지역의 토지를 매입해 개발사업 추진 절차를 이행해왔다. 허나 경관 사유화 논란으로 인해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으면서 올해 7월 개발행위 허가 제한지역 지정에 이어 8월에 도시계획시설(유원지) 지정이 실효된 바 있다.

천혜의 비경이 펼쳐지는 송악산 일대는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지역이다. 이에 제주도정은 청정제주의 자연환경과 경관, 가치를 도민의 자산으로 항구적으로 보존하기 위해 이번 사유지 매입을 추진키로 했다.

제주자치도는 지난 8월 이후 중국 투자사와 4차례에 걸친 협상을 진행해 송악산 유원지 토지매매를 위한 기본 합의를 도출했다. 이어 합의서 체결 이전에 제주도의회로부터 동의를 받기 위해 이날(8일) 동의안을 제출했다. 

제주도의회가 합의 내용에 동의하면 제주도는 투자자와 기본합의서를 체결하고, 내년부터 예산확보 등 토지매입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이후 내년 1회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토지매입 예산을 확보하면, 감정평가를 거쳐 토지보상법에 따라 매매금액을 산정하게 된다.

매매금액 산정은 토지보상법에 의거해 주변 두 곳의 토지 감정평가 결과 평균 가액으로 산출된다. 내년 12월 이전까지 매매계약 금액의 일부(30%)를 지급할 계획이며, 그 후 2024년 12월까지 전액 지급할 예정이다. 다만, 불가항력적인 사유가 발생할 시엔 1년 범위 내에서 연기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합의서 체결 이후 신해원은 지난달 제기한 개발행위 26허가 제한지역 지정 취소 청구 소송 등의 절차를 중지하고, 매매대금 일부 지급 시 모든 절차를 취하하기로 했다.

한편, 당초 송악산유원지 개발사업은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300번지 일원 19만 1950㎡ 부지를 대상으로 추진됐었다. 호텔 399실, 콘도 54세대 등의 숙박시설과 평화대공원, 역사박물관, 승마체험장, 야시장 등의 휴양 및 특수시설 등을 계획한 바 있다.

허나 송악산 일대가 사유화되면 경관까지 사유화되고 많은 환경 파괴와 문화재 손실 우려가 잇따라 제기되면서 사업계획은 좌초됐다. 

지난 2020년 7월 6일에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이 의회에서 상정되지 못해 자동 폐기됐고, 그 해 10월 25일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송악산 일대를 문화재로 지정하고 항구적인 보전이 필요하다는 '송악선언'을 발표하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과거에 제주에서 유원지가 해지된 적은 몇 번 있었으나 이처럼 개발행위가 제한된 건 처음이다. 사업 철회 후 토지 매입 역시 최초다.

이후 올해 7월 27일에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도시계획시설(유원지) 지정이 실효됐다. 결국 이번 토지매입은 사업을 철수해야 하는 신해원 측이 해당 사업부지 매각을 결정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비춰진다.

이에 대해 김애숙 관광국장은 "현재로선 토지 매입 후 활용방안이 구체적으로 설계된 건 없다"면서도 "이번 사유지 매입을 통해 알뜨르비행장에 조성되는 평화대공원과 송악산 지질탐방 등을 연계하는 등의 다양한 활용방안을 모색해 볼 예정"이라고만 밝혀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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