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절도 등 다양한 범죄 저지른 중학생 패거리
범행 횟수 50회 이상···"우린 소년범이라 괜찮아"
검찰 "법 악용하는 소년범, 엄정하게 대처할 것"
중학생 3명 구속 기소, 5명 소년보호사건 송치 결정

제주국제공항 주차타워를 돌면서 범행 차량을 물색하는 10대 중학생들
제주국제공항 주차타워를 돌면서 범행 차량을 물색하는 10대 중학생들

심야에 주차장을 돌며 차량과 내부 물건을 훔친 10대 패거리 중 주범 3명이 정식 재판을 받게 됐다. "소년범이라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영악함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검찰은 "법을 악용하는 소년범에 대해서는 엄단하겠다"며 경종을 울렸다. 

6일 제주지방검찰청은 '특수절도', '자동차 등 불법 사용죄', '도로교통법', '건조물침입', '사기', '여신전문금융업법' 혐의가 적용된 중학생 8명 중 3명을 구속기소하고, 나머지 5명을 소년보호사건 송치처분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2월 중순쯤 주범 A군 등 2명의 범죄가 덜미를 잡히면서 확대됐다. 

당시 A군 등은 2022년 12월3일 새벽 2시쯤 제주국제공항 주차타워에 세워진 차량 중 사이드미러가 접히지 않은 자동차를 범죄 표적으로 삼았다. 

A군 등은 차 안에 있는 명품 가방 등 귀중품을 훔치고, 주차된 차를 최장 18시간 동안 무면허 운전을 하기도 했다. 

경찰은 여죄와 연루자가 많을 것으로 판단, 수사를 확대했다. 그 결과 범죄 대상지와 패거리가 늘어났다. 장소는 제주공항 주차타워를 시작으로 제주시내 유명호텔 주차장, 서귀포 영어교육도시 주차장 등까지 폭넓었다. 

이 과정에서 피해 차량 일부는 다른 범행 장소로 이동하는 용도로 쓰였다. 범행 후 차는 제자리에 갖다 놓는 치밀함으로 위험부담을 낮췄다. 

A군 패거리는 차량 내부에 있는 훔친 현금은 서로 챙기고, 명품 가방 등 물품은 인터넷 중고 사이트를 통해 재판매했다. 경찰이 특정한 범행 횟수만 50회가량으로, 약 3,400만원을 유흥비로 탕진했다. 

소년범죄 패거리 중 B군 등 다른 일당들은 2022년 11월27일 저녁 8시15분쯤 경찰관의 얼굴을 들이박는 등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도 추가됐다. 당시 오토바이 난폭운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B군 등은 공권력을 무시하는 행동과 태도를 보였다. 

A군 등 8명은 모두 제주도내 학교에 다니고 있는 중학생으로 구성됐다. 사건 범행 횟수만 50회가량이다. 지난해 12월30일 수사를 마무리한 경찰은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제주지검은 구속된 주범 3명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임에도 반성 없이 절도와 무면허 운전을 한 사안을 확인했다. 또 공권력을 집행하는 경찰관을 폭행했음에도 "우린 소년범이라 구속되지 않는다"는 영악함에 주목했다. 

제주지방검찰청 관계자는 "청소년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구속하지 않지만, 법을 악용하는 소년범은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범죄를 모방하는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식 재판에 넘겨지지 않은 공범 5명 중학생은 적절한 사회봉사와 수강명령, 보호관찰 등으로 재범을 막고 반성할 기회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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