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임박한 임산부, 대설특보에 통증 호소
대신119센터, 서귀포에서 제주시까지 눈길 뚫고 내달려
베테랑 구급대원 침착한 대응···구급차 안에서 남아 탄생

▲ 구급차 안에서 출산한 A씨 부부가 출동 구급대원에게 감사를 전했다 / 사진 왼쪽부터 - 강동수 소방위, A씨 부부, 고태준 소방교 ©Newsjeju
▲ 구급차 안에서 출산한 A씨 부부가 출동 구급대원에게 감사를 전했다 / 사진 왼쪽부터 - 강동수 소방위, A씨 부부, 고태준 소방교 ©Newsjeju

대설특보로 제주도 전역이 얼어붙은 시각 임산부가 병원으로 이송 중 119구급차 안에서 소중한 생명이 탄생했다. 

27일 서귀포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25일 새벽 3시쯤 A씨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임산부인 A씨가 출산이 임박하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당시 대설특보가 발효된 제주도는 산간부터 해안까지 눈으로 뒤덮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24일부터 25일 새벽까지 제주 산간은 32cm가량 눈이 쌓였고, 해안지역인 표선도 6cm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폭설 등의 이유로 가족 차량을 이용해 병원에 갈 수 없었던 A씨의 다급한 연락에 서귀포시 법환동 관할 안전을 책임지는 대신119센터 구급차는 눈길을 내달렸다. 

서귀포에서 제주시 병원으로 이송 중 A씨는 최대 고비를 맞았다. 더 이상 아이 출산을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구급대원들은 A씨가 분만통증이 규칙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을 인지했다. 119구급차 안에는 만일의 상황을 대비한 응급 기구들이 구비됐고, 분만 처지 도구도 존재했다.

20년 이상의 베테랑 강동수 소방위와 구급대원 7년 차 고태준 소방교는 망설임 없이 응급분만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산모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배려도 녹여냈다. 

다급한 상황이지만, 침착한 대응 속 A씨는 건강한 남아를 출산하게 됐다. 구급차 안에서 태어난 영아는 A씨 부부의 셋째다. 

출산한 아이와 함께 병원으로 이송된 모자(母子)의 건강 상태는 양호했다. A씨는 대신119센터에 연락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현장 출동에 나선 구급대원들은 축하를 건넸다. 

박광찬 서귀포소방서장은 "매년 구급대원들을 대상으로 병원 도착 전 응급분만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속 대응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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