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보악오름 화재는 '산불' 아닌 '들불'로 정정
제주, 올해엔 '산불 없는 해' 만들겠다... 산불방지대책본부 설치

설날 연휴 첫날(1월21일) 새벽 서귀포 우보악 오름에 방화를 저지른 남성이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 화재로 불이 탄 우보악 오름 모습 = 제주소방안전본부 제공
▲ 지난 1월 21일 우보악오름에서 방화로 인해 발생한 들불. 당초 산불로 신고됐으나 야초지에만 불이 난 것으로 판단돼 '들불'로 정정됐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제공

최근 제주 우보악오름에서 발생한 화재는 '산불'이 아닌 '들불'인 것으로 판단됐다.

들불은 농경지나 초지, 무인목지 등 들판에서 주로 발생하는 화재를 일컫으며, 산불은 산림 내 입목들이 우거진 곳에서 발생하는 화재로 구분된다. 우보악오름 화재의 경우, 들판이 아닌 오름 정상인 '산'에 해당되지만 불이 난 곳 대부분이 산림이 아닌 야초지였기에 '들불'로 정정됐다.

특히, 들불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체적으로 기록하는데 그치지만 산불은 산림청에 보고돼 전국적인 통계로 집계된다. 실제 제주에서 지난 5년간 발생한 산불은 단 3건(2020년 2건, 2022년 1건) 뿐이며, 들불은 47건에 달한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엔 산불이 없는 해로 만들기 위해 '산불방지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산불재난 예방에 총력 대응한다고 30일 밝혔다.

산불방지대책본부는 오는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운영되며, 제주도청을 중심으로 한라산국립공원과 양 행정시, 읍면동 등 23개 기관으로 구성된다.

본부는 산불조심기간에 산불 위험도에 따라 4단계 산불경보를 발령(관심→주의→경계→심각)하며, 경보별 조치 기준에 맞춰 취약지 감시 인력을 확대 배치하고 단속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봄철 산불조심기간을 앞두고 산불감시 및 진화 장비에 대한 사전 점검·정비로 신속한 출동태세를 유지할 방침이다.

2012년도 한라산 사제비 산불 진화 장면 / 사진제공 - 제주특별자치도
▲ 지난 2012년에 한라산 사제비 산불 진화 장면 / 사진제공 - 제주특별자치도

현재 제주에선 산불지휘차량 5대, 진화차량 32대, 등짐펌프 2,108점, 무전기 435대, 개인진화장비 96세트, 기타 3924개 등의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산불진화용 대형헬기(한라매) 1대도 배치돼 있다.

이와 함께 산불방지기간 중 예방활동을 위해 산불예방 방송사 자막방송 및 무인방송시설을 활용한 계도를 실시하고, 조기발견 및 초동진화를 위해 무인감시카메라를 운영한다. 무인방송시설은 8곳에, 무인감시카메라는 20곳에 설치돼 있다.

이 외에도 주요 등산로 등 취약지역에 산불감시원 및 전문예방진화대원을 배치해 상시 순찰을 강화하게 된다. 산불방지인력에만 235명(산불감시원 122명, 산불전문예방진화대 113명)이 투입된다.

양제윤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입산객 실화와 폐기물 소각 부주의로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만큼 관계부서와 긴밀한 협조체계로 농업부산물 등 쓰레기를 태우는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10년간 전국 산불발생 현황을 보면 대부분의 산불은 봄철에 집중 발생했으며, 주요 원인은 입산자 실화(32%)와 소각(26%)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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