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3일 "4.3을 폄훼하거나 왜곡하려는 시도에 흔들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오영훈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제주4.3평화공원 일대서 개최된 제75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이젠 낡은 이념의 틀을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빛나는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오 지사는 "지난해 직권재심을 통한 희생자 명예회복은 사법부가 직접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며 "이젠 대한민국 현대사의 비극이었던 제주4.3은 어두운 과거를 바로잡는 기준이 됐다"고 평했다.
이어 오 지사는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성이 만들어 낸 화해와 상생의 4.3정신이 전 세계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제주가 앞장서겠다"면서 "4.3의 세계화가 그 시작일 수 있게 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평화의 길을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 지사는 학계의 역사적 정립을 위해 지역대학에 4.3 석박사 과정을 개설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오 지사는 "무엇보다 4.3을 폄훼하거나 왜곡하려는 시도에 흔들리지 않고,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의 4.3 정신을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확산시켜 나가겠다"면서 "세계 평화의 중심이 될 여정에 여러분들이 함께 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오 지사는 "4월이 올 때마다 소중한 이들을 두고 눈 감아야 하했던 영령들을 떠올린다"며 "그들이 바랐던 평화와 번영을 후손들이 이뤄나가겠다"고 다짐의 발언으로 갈무리했다.
아래는 오영훈 제주도지사 인사말 전문.
[전문] 오영훈 지사, 4.3 추념식 인사말
존경하는 제주4·3 생존 희생자와 유족 여러분, 사랑하는 제주도민과 국민 여러분,
일흔다섯 번째 제주 4·3을 맞았습니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비극이었던 제주4·3은 어두운 과거를 바로잡는 기준이 되었으며 이제, 역사의 아픔을 딛고 화해와 상생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뤄진 4·3희생자에 대한 첫 국가 보상은 대한민국 과거사 해결의 전환점이 되었고, 직권재심을 통한 희생자의 명예회복은 사법부가 직접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컸습니다.
뒤틀린 가족관계등록부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4·3의 봄을 맞이할 수 있도록 진실과 정의를 포기하지 않았던 4·3유족과 도민, 그리고 제주의 아픔을 위로하며 함께 손잡아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우리는 낡은 이념의 틀을 뛰어넘고, 대한민국의 빛나는 미래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성이 만들어낸 화해와 상생의 4·3정신이 전 세계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제주가 앞장서겠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평화가 절실한 시대, 아시아·태평양지역 도시들과 ‘글로벌 평화도시 연대’를 구축해 지구촌 평화의 선봉장이 되겠습니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과거사 해결의 모범 사례, 4·3의 세계화가 그 시작입니다.
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본격 추진하고, 평화인권헌장과 트라우마 지표를 완성해 ‘평화의 길’을 열어가겠습니다.
학계의 역사적 정립을 위해 지역 대학에 4·3 석박사 과정을 개설하고, 5월에 열릴 제주포럼에서 4·3의 가치를 공유하며, 더 많은 이들의 연대를 이끌어 내겠습니다.
무엇보다, 4·3을 폄훼하거나 왜곡하려는 시도에 흔들리지 않고, ‘화해와 상생, 그리고 평화와 인권’의 4·3정신을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확산시켜 나가겠습니다.
세계평화의 중심이 될 힘찬 여정에 여러분 모두가 함께해 주십시오.
산천마다 신록이 우거지는 4월이 오면 소중한 이들을 두고 눈감아야 했던 4·3 영령들을 떠올립니다.
4·3 영령들이 바랐던, 이 땅의 평화와 번영은 후손들이 이뤄나가겠습니다.
풀지 못한 한은 내려놓고, 좋은 곳에서 평안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