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귀포 청소년수련관서 '제2차 도민경청회'
고교생 발언 두고 "감성팔이냐" 공격... 결국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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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2차 도민경청회. ©Newsjeju

제2공항에 대해 도민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가 마련됐지만 대립을 해소하지 못하고 결국 파행됐다.

제주도정은 6일 오후 6시부터 서귀포시 청소년수련관에서 '제주 제2공항 2차 도민경청회'를 열었지만 말미에 충돌이 일어나면서 결국 행사는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마무리됐다.

지난달에 열렸던 1차 도민경청회 때도 한차례 소동과 잦은 고성이 있었지만 무사히 종료됐던 것과는 다른 모양새다.

이날 경청회는 ▲용역진의 기본계획안 설명 ▲찬반 대표의견 발표(각 20분) ▲찬반 8명 플로어 의견 수렴(각 3분)순으로 진행됐다.

제2공항 용역진 포스코건설 관계자의 기본계획안 설명이 끝나고 찬반측의 대표의견은 지난번 1차 도민경청회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찬성 도민을 대신해 발언한 강정민 제2공항 성산읍 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은 "현 제주공항은 성수기에 1분 43초마다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세계에서 가장 혼잡한 공항"이라고 제2공항의 필요성을 피력하며 발언을 이어갔다.

이어 "제2공항 발표 이후 제주 국회의원 3인은 제2공항을 반대하기 시작했다"며 "제2공항 예정지가 성산읍으로 결정된 것을 절차적 정당성이 없다거나 주민투표 해야 한다거나 군사공항이라는 등 온갖 이유를 갖다붙였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을 언급하자 반대측 플로어에서는 "국회의원 규탄자리가 아니다"라고 불만을 표하면서 장내는 과열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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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민 제2공항 성산읍 추진위원회 부위원장. ©Newsjeju

찬성 발언을 이어간 양영일 남원읍 주민은 "애초에 제2공항은 숙원사업이었고 대다수 주민이 찬성했었다"며 "제2공항을 건설하려면 일정 부분 환경이 파괴될 수 밖에 없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조류 충돌 문제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데 일반 시민들이 지금 시점에서 이것까지 걱정해야 하나 싶다"며 "사고나면 인명피해나 물적 피해도 클 것인데 미리 걱정할 필요없이 전문가들이 알아서 잘 대처하지 않겠나"고 주장했다.

이어 반대 주민을 대표하는 박찬식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대표는 조류 충돌에 대한 평가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박 대표는 "3000여건 충돌사고 중에서 실제 확인된 건 12%뿐이고 나머지 88%는 어떤 새인지도 모른다"며 "충돌이 있었다는 57종 외에 앞으로도 절대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흑산도 공항에서 충돌하면 매우 위험하다고 평가된 종들이 제주공항에선 매우 낮다고 평가됐다"며 "똑같은 새가 흑산도공항과 제주공항에서 부딪히면 다른가"라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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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식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대표. ©Newsjeju

반대 의견을 이어간 고명희 서귀포시 시민은 "경청은 뭔가 입장 정리를 한 다음에야 경청이 되지, 이렇게 입장이 다른 대상에게 경청하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2015년 발표 이후 여론조사 발표됐는데도 불구하고 그 결과를 반영하지 않았다. 전체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게 당연하다"며 "동의 여부를 제주도민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찬반 대표의견 발표가 시작되면서 관중석에서는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상대방에게 삿대질을 하는 등 간간히 고성과 야유가 나왔다. 이어 플로어에서 의견을 발표하는 자리가 시작되자 갈등은 고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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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의하는 반대측. ©Newsjeju

플로어에서 반대측 고교생이 눈물을 흘리며 발언을 하자 찬성측에서는 "감성팔이", "학생을 동원했다"는 표현을 쓴 것.

이에 반대측 플로어에서는 사과를 요구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지속적으로 항의를 시작했고 몇몇의 주민이 부딪히면서 장내는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자리를 메운 관중들이 일어나서 전부 빠져나가기 시작하면서 경청회는 결국 그대로 끝이났다.

주민들은 자리를 벗어나며 "차라리 찬성과 반대 주민들을 나눠 의견을 듣자"고 제주도정 관계자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원래 플로어 의견 수렴 자리는 찬반 주민 각 4명씩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고창권 제2공항 건설촉구 범도민연대 위원장의 "감성팔이" 발언을 마지막으로 경청회는 시작 1시간 30여분만에 끝이 났다.

한편, 다음 도민경청회는 오는 25일 제주시 서부권에서 열린다. 이어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5월 중 한 차례 더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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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장이 된 장내. ©News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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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동이 끝나고 텅빈 객석. ©News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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