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브리핑서 "국토부, 숨골 정의도 모르고 가치 폄하"
"지하수 흐름 막는 제2공항, 거대한 지하댐 형성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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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민주노총 제주본부 회의실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숨골과 지하수 오염을 중점으로 검증 브리핑을 진행했다. ©Newsjeju

시민단체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검증하면서 국토부가 숨골 보전가치를 폄하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이어 제2공항 건설이 지하수에 미칠 영향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13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제주본부 회의실에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이하 전환평)에 대해 숨골과 지하수 오염을 중점으로 네번째 검증 브리핑을 진행했다.

도민회의는 이날 국토부의 미약한 숨골에 대한 정의와 말바꾸는 행태를 꼬집고 나섰다. 

이들은 "국토부는 제주 제2공항 전환평 초안에서는 사업 예정지에 숨골은 8곳 뿐이라고 밝혔었지만 이후 도민회의가 발견한 185개의 숨골에 대해서도 '송아지가 빠질만한 구멍이 있어야 숨골이다'라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국토부가 찾았던 숨골에는 어떤 구멍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주민들이 숨골이라고 부르는 곳의 특징은 형태야 어떻든 빗물이 땅속으로 빠지는 곳"이라며 "숨골은 학술적으로 정의된 용어가 아니며, 지역주민들이 숨골이라 부르는 곳을 찾아 확인하고 공항이 들어설 수 있는 지역인지 판단하면 될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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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민주노총 제주본부 회의실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숨골과 지하수 오염을 중점으로 검증 브리핑을 진행했다. ©Newsjeju

국토부는 전환평 초안에서는 숨골이 8개라고 밝혔지만 이후 본안에서는 153개의 숨골을 발견했다. 도민회의는 국토부가 숨골을 조사한 방식과 해당 숨골들을 가치평가 하는 기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국토부는 숨골이 당초 8개 밖에 없다고 했었고, 비상도민회의가 숨골을 공동조사하자는 제안조차 무시하고 라이다 측량과 열감지 카메라로 153개의 숨골을 발견했다고 밝혔다"며 "전환평을 보면 측량 과정이 자세하게 드러나 있지도 않고 숨골은 흙으로 덮여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열감지카메라로는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국토부는 숨골의 보존가치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등급으로 쪼개어 가치를 평가절하해 없애도 되는 정당성을 찾고자 하는 것"이라며 "전환평의 숨골 속성평가표를 보면 개구부의 구멍에 따라 점수를 깎아버린다던가 10cm이상 구멍이 없으면 본질적인 기능을 신경쓰지 않고 감점요인으로 넣어버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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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민주노총 제주본부 회의실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숨골과 지하수 오염을 중점으로 검증 브리핑을 진행했다. ©Newsjeju

도민회의는 이날 "국토부가 숨골 개구부 크기를 중요시하는데는 보전가치를 폄하하기 위한 의도가 담겨있다"고도 말했다.

이들은 "숨골의 보존가치는 기본적으로 지하수 함양과 수해방지이고 형태는 다양하다"며 "형태로 기능이나 보전가치 등의 가치판단은 불가하지만 국토부는 숨골의 구멍에 집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가치평가 시도는 인공숨골과 자연숨골을 나누는 것에도 찾을 수 있다"며 "숨골을 찾다보면 농부들이 물이 잘빠지도록 숨골까지 고항을 판 곳이 종종 눈에 띄는데 이런곳까지 국토부는 인공숨골이라 규정하고 가치를 폄하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이들은 "물이 빠질 곳이 없는데 도랑을 만들거나 구덩이를 팔리 없다"며 "인공과 자연의 구분을 해서 인공숨골은 점수를 낮춰버리는 것은 평가절하의 꼼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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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민주노총 제주본부 회의실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숨골과 지하수 오염을 중점으로 검증 브리핑을 진행했다. ©Newsjeju

도민회의는 브리핑서 제2공항의 건설이 지하수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공항을 만든다고 예정지 내의 숨골을 모두 메워 막으면 하천이 없어 지하로 물이 흐르는 이 지역에 큰 변화가 생긴다"며 "국토부는 지하수 유역을 축소해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지하수 흐름을 막음으로서 발생할 수 있는 예정지 서쪽의 재해를 전혀 평가 안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제2공항 예정지는 동서의 고도 차이가 커 서쪽으로는 최대 20미터 정도의 깎인 면, 동쪽으로는 최대 20미터 정도의 쌓인 면이 생기는데 이때 서쪽의 절토면은 제주공항의 도두동 입구처럼 토벽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한꺼번에 비가 많이 내릴 경우 지하수가 막혀 예정지 서쪽의 광범위한 농지에 빗물이 역류하는 등 심각한 재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도민회의는 공항으로 숨골이 메워질 시 인공으로 지하수를 함양하겠다는 국토부의 방안에도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들은 "이미 동쪽 지역은 지하수 염분 침투 현상이 심각한데 지하수 함양을 막으면 바닷물이 역으로 지하수층으로 밀고 들어와 지하수 부족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며 "더구나 국토부는 숨골을 없애는 대신 지하수의 인공함양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오염에 대한 우려는 전혀 다루고 있지 않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항공기의 매연과 타이어의 분진 등 각종 오염물질이 섞여있는 빗물을 인공함양한다고 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이들은 "공항이 들어설 경우 가장 큰 문제는 농업관련된 문제가 가장 클 수 밖에 없다"며 "지형적으로 보더라도 활주로가 흐르는 물을 막고있어 거대한 지하댐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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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민주노총 제주본부 회의실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숨골과 지하수 오염을 중점으로 검증 브리핑을 진행했다. ©Newsjeju

이날 도민회의는 이번 전환평의 용수 수요량 산정 기준의 신뢰성도 지적했다.

전환평 초안과 2023년 기본계획 산정기준에서 여객 및 방문객, 항공기 급수 등을 산정한 기초수요량에서 두 안의 원단위는 동일하지만 기초수요량 산정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다. 

또한, 초기 계획에 비해 공항 용수량도 축소 조사한 것에 대해서도 "신뢰성 있는 수요 예측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날 브리핑서 "국토부가 환경부로 반려 사유로 제시된 내용에 대한 보완은 숨골의 보전가치를 폄하하고, 지하수에 대한 영향을 축소하는데 급급하고 있다"며 "이는 전환평 본래의 취지인 엄밀한 입지 평가를 망각하고 있는 것이며, 이러한 거짓 부실 보완에 대해 협의를 한 환경부의 심각한 직무유기를 지적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날 도민회의는 다음 브리핑은 동굴에 대한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소음 등을 주제로 추가적인 브리핑이 더 남아있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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