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마약사범 급증···10대부터 50대까지 연령대 다양
마약 거래 방식 다양···40대 이상 '대면', 30대 이하는 인터넷
이원석 총장 "중학생 마약 구입 우려", 검찰 '청소년 대상' 범죄 엄정 대응
경찰, SNS 유통 막기 위해 사이버수사대 등 전 기능 협업키로

약 12만명 분량의 필로폰을 제주 밀반입을 시도한 외국인이 적발됐다. / 사진 - 뉴스제주 사진자료
약 12만명 분량의 필로폰을 갖고 제주 밀반입을 시도한 외국인 / 사진 - 뉴스제주 사진자료

최근 서울 강남 학원가 일대 학생들을 겨냥한 음료 등 마약 사건이 전국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 기조에 맞춰 각 기관은 TF팀을 구성하고 대대적인 단속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제주도 역시 비상이 걸렸다. 마약사범이 급증하고 있는데, 연령대가 50대에서 10대까지 분포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제주지방검찰청 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도내에서 붙잡힌 마약사범은 총 34명이다. 작년 같은 기간 24명보다 41.7% 증가했다. 

지난해 제주에서 붙잡힌 마약사범은 124명인데, 2021년 66명에서 58명이 늘었다. 도내 10만 명당 마약 사범이 18.5명인 수치다. 

제주경찰청 관할에서 붙잡힌 마약사범 경우는 2018년 24명에서 2022년 104명으로 급증했다. 올해 3월 기준 적발자는 28명이다. 

경찰이 밝힌 지난해 104명의 마약사범 중 남성 비율은 79.8%(83명), 여성은 20.2%(21명)이다. 연령대도 다양하게 분포됐다. 적발된 마약자 중 40대가 33.7%를 차지하면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20대 24%, 30대 21.2%, 50대 19.2% 10대 1.9% 순이다. 

도내에서 잡힌 마약사범의 특이점은 연령대별로 접근 방식이 나뉜다. 

40대 이상 연령은 마약을 직접 만나서 전해 받는 '대면 거래' 방식을 취했다. 인터넷 문화에 익숙한 30대 이하 연령은 SNS 거래 등으로 마약을 손에 거머쥐었다. 

또 전통적인 마약이나 대마에서 향정신성의약품 거래와 투약 사범이 증가하는 추세다. 2022년 104명 검거 사범 중 80명(76.9%)이 동일한 유형이다. 

제주지검은 향정신성의약품 급증에 주목하고 있다. 주로 10대들이 성매매 등 일탈 행위를 하면서 마약류를 투약하거나 다이어트 목적으로 손을 대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실제로 2022년 11월9일 청소년을 상대로 신종 마약을 제공한 A씨(40대. 남)가 도내에서 검거됐다. A씨는 모바일 채팅앱으로 만난 가출청소년에게 신종마약 케타민과 대마를 총 9회 걸쳐 제공하고 성 매수를 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검·경은 빨간불이 켜진 제주도내 마약 일탈을 차단하기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달 4일 "SNS로 중학생이 마약을 구입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사회 기반이 붕괴될 수 있다"며 "마약범죄에 신속하고 효과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전국 검찰청에 엄정 대응을 지시했다. 

제주지검은 지난 12일 경찰, 해경, 세관, 교육청, 보건소와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 제주지역 실무협의체'를 구성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마약범죄를 막겠다는 구상이다. 

검찰 관계자는 "청소년에게 마약을 제공한 사범 등은 원칙적 구속 수사를 하는 등 무관용 대처로 나설 것"이라며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마약 역시 철저한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13일 오전 제주경찰청은 '마약 합동 단속 추진단' 회의를 열었다. 마약 합동추진단은 이상률 제주경찰청장을 단장으로 각 경찰 기능이 모두 협업하는 시스템이다. 유기적인 체계로 마약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겠다는 심산이다. 

특히 인터넷에 능숙한 청소년들의 마약 공수를 막기 위해 사이버수사대도 추진단에 합류했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유통과 관련된 사안이나 SNS를 이용한 거래를 안다면 즉시 신고해 달라"며 "마약 범죄 척결을 위해 모든 인력으로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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