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터진 꿈바당어린이도서관 이설 논란...
담당국장은 보고받은 적도 논의한 적도 없다는데 오영훈 지사만 "이설 검토 중"... ???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지난 11일 올해 첫 도정질문이 진행되던 날, '꿈바당어린이도서관' 이설 문제가 도마에 오른 후 10여 일이 지난 현재도 제주도정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꿈바당어린이도서관은 과거 도지사 관사로 이용돼 왔던 건물이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선거 때 관사를 도민 품으로 돌려주겠다는 공약에 따라 지난 2017년에 지금의 어린이도서관 시설로 탈바꿈시켰다.

제주시 연오로 464번지에 위치한 이곳에 도서관이 들어서자 아이들에게 좋은 터전이 됐다. 부지만 1만 525㎡에다가 3개 동의 건물, 잔디밭까지 갖추고 있어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같이 지내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었다.

느닷없이 이 어린이도서관을 한라도서관으로 이설시킨다는 계획이 도지사의 입에서 나오자 다시 도지사 관사로 쓰이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했다. 제주도정은 "아직 어떤 용도로 사용할 지 결정된 바가 없다"고 했지만 사전에 그 어떤 공론화도 없었고, 한라도서관 증설 계획에도 없던 내용이었던터라 어떻게 진행될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허나 정작 이 문제를 관장하고 있는 담당 국장은 "전혀 보고받은 적도, 논의한 적도 없다"고 말하고 있어 당혹감을 던져주고만 있는 상태다. 

도지사의 입에서 이 문제가 처음 제기됐던 당시 이승아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오라동)이 "당초 한라도서관 증축 계획에 없던 어린이도서관이 신축되는 걸로 나오던데 이게 무어냐"고 물었고,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꿈바당어린이도서관 이전과 관련해서 하는 말인 것 같다"며 "현재 이설하는 쪽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에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승아)는 도정 및 교육행정질문이 끝난 직후 지난 18일에 관련 부서장들을 불러들여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오성률 문화체육교육국장은 한사코 꿈바당어린이도서관 이설 문제에 대해 "확정된 게 아니"라거나 "보고받은 바 없다. 잘 모르겠다"며 즉답을 피해갔다.

이러한 애매모호한 태도는 최근까지도 계속 이어졌다. 오성률 국장은 21일 오전 정례 브리핑을 하고 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도 재차 "보고받은 적도, 논의한 적도 없다"고 답변해 도지사와 대체 어디까지 대화를 주고받은 건지 아리송하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관련 부서에선 "한라도서관 증축에 따른 어린이도서관 신축에 대해 논의가 이뤄진 바는 있으나 꿈바당어린이도서관 이설에 대해선 한라도서관 측으로부터 전혀 보고받은 바도 없어 논의된 적 조차 없다"고 밝혔다.

당시 오 지사는 분명 관련 부서에서 이설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안다고 답했었다. 이렇게 되면, 오영훈 지사가 도정질문 때 했던 발언은 지사 혼자만의 생각이었던 것이거나 뭔가 착오에 의해 잘못 발언한 것으로 귀결된다.

결국 도지사의 생각과 개인적인 판단이 해당 업무를 관장해야 하는 부서장에게 공유가 되지 않으면서 불협화음이 발생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 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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