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동부서 '현주건조물 방화' 혐의로 50대 구속송치
올해 4월 봉개동 공장 큰 불, 용의자 회사 직원
거래처 돈 2억원 가량 빼돌린 사안 확인

▲ 2023년 4월2일 새벽, 봉개동에 위치한 모 가공공장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 사진제공 - 제주소방안전본부 ©Newsjeju
▲ 2023년 4월2일 새벽, 봉개동에 위치한 모 가공공장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 사진제공 - 제주소방안전본부 ©Newsjeju

지난달 제주 봉개동 가공공장 화재 원인은 방화로 조사됐다. 경찰은 집요한 수사로 피의자를 특정했다. 불을 지른 남성은 소속 직원으로, 억대 횡령 사실을 숨기기 위해 또 다른 범죄를 유발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피의자는 '횡령'은 인정하면서도, '방화' 혐의는 부인 중이다. 

4일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 1일 '현주건조물 방화' 혐의로 A씨(50대. 남)를 구속송치 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올해 4월2일 0시3분쯤 제주시 봉개동에 위치한 가공공장에 의도적으로 불을 내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출동한 소방당국은 불길을 잡기 위해 굴삭기까지 동원하는 등 사투를 벌였다. 화재는 약 4시간 20여 분 만에 완진됐다. A씨 범죄로 연면적 580m2가량의 창고 1개 동이 모두 불탔다. 재산피해만 수 억원 가량이다. 

완진 후 경찰과 소방당국은 분석에 나서 화재 원인이 방화에서 비롯된 정황을 발견했다. 주변 CCTV는 불특정 남성이 건물 창문을 통해 불씨를 던지는 모습도 담겼다. 

범죄 혐의를 포착한 경찰은 용의자 행방을 쫓기 시작했다. 방화 현장 주변 반경 1km 이내 CCTV와 주차된 차들의 블랙박스를 모두 수거해 살폈다. 촘촘한 수사력에 불특정 남성의 신원은 빠르게 확인됐다.

A씨는 불을 낸 가공공장의 직원 신분으로 드러났다. 방화 전 마트를 들려 범행 당일 착용한 모자도 구입했던 사실도 나왔다. 경찰은 사건 발생 20여 일 만인 4월23일 A씨를 붙잡고, 같은 달 25일 구속했다. 

조사 과정에서 경찰은 가공공장 직원 신분인 A씨가 거래처 돈을 빼돌려 2억원 상당을 횡령한 사실을 확인했다. 기간은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다. A씨는 횡령 혐의는 인정했지만, 방화 혐의는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횡령 사실을 숨기기 위한 목적으로 관련 자료가 있는 공장 창고에 의도적으로 불을 낸 것으로 '방화' 동기를 판단해 구속 송치했다.

A씨의 '업무상 횡령' 혐의는 경찰이 계속해서 수사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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