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천동 임 태 오. ©News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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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동 임 태 오

 매일 아침, 신문에는 수 많은 기고문이 올라온다. 그리고 그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공무원의 청렴과 친절에 대한 기고문이 아닐까 싶다. 해당 기고를 읽다보면, 필자들의 수려한 글 솜씨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공직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필자조차도, 기고를 읽다 보면 가끔 어깨가 무거워 질 때가 있다.

 공무원은 공(公)을 행한다. 그렇기에 많은 부분에서 사(私)에 대한 행동이 제한되며, 종종 공(公)을 이루기 위해 사(私)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생기곤 한다. 허나 필자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그들은 사람이기 전에 공무원인가? 공무원이기 전에 사람인가?

 고민할 필요없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당연히 후자다.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공무원이 아닌 한 사람에 불과하다. 하지만 필자가 제시한 답 이외의 제3의 답이 나오기도 한다. 그들은 사람이기 전에 공무원이 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공무원은 공(公)을 행하고, 행해야만 한다. 그렇기에 사(私)를 희생해야 하는, 사람이기 전에 공무원이 되어야만 한다는 답이 슬프게도 틀린 것만은 아니다. 공적인 지위를 가진 만큼,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사회는 나와 당신에게 수 많은 의무를 강요한다. 부모이기에 희생해야하고, 누군가의 자식이기에 믿음직스러워야 하며, 성인이기에 책임질 줄 알아야 하고, 공무원이기에 친절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무엇 하나 틀린 말이 없지만, 자꾸만 강요되는 의무가 나에겐 왜 이렇게 버거운지 모르겠다. 조언이 아닌 위로를 들어본 게 언제인지 까마득하다.

 조언은 객관적이고, 논리적이다. 반대로 위로는 편파적이고, 비논리적이며, 비이성적이기까지 하다. 사람들이 우리에게 위로가 아닌 조언을 건네는 게 어쩌면 이런 이유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객관적인 글과 조언이 넘치는 이 사회에서, 필자만이라도 이성적이 아닌 감정적인 글로 여러분에게 여쭈며 위로를 건네고 싶다.

여러분, 무겁진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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