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일자리과 지역경제팀장 김 현 숙. ©Newsjeju
▲ 경제일자리과 지역경제팀장 김 현 숙. ©Newsjeju

경제일자리과 지역경제팀장 김 현 숙


 이른 새벽, 막내아이가 춥다며 내 옆으로 파고 들어왔다. 온 몸을 부들부들 떠는데 이마에 손을 가져가니 불덩이다. 황급히 체온을 재어보았다. 38도를 육박했다. 아이는 춥다며 이불 몇 채를 꽁꽁 휘감았다. 때마침 해열제는 없고 덮은 이불 몇 개를 억지로 걷어내 찬 수건으로 몸을 닦았다. 아이의 몸은 자제력을 잃고 마구 요동치기 시작했고 겁에 질린 나는 땀으로 흠뻑 젖었다. 한 시간쯤 후였을까. 숨소리가 부드러워지면서 몸이 편안해진 아이는 잠이 들었다. 다시 재어본 체온은 36. 5도였다.
 올해도 공직사회는 각종 시책과 평가로 친절을 추진하고 있다. 고객 혹은 응대자 대부분은 상대방의 말(語)이나 태도에서 친절을 결정한다. 특히 말(語)은 짧은 한 순간에 감사와 기쁨을 만들고 단 몇마디로 상처와 화를 솟구치게도 한다. 직장 상사에게 배우는 눈치 말. 동료간에 진정성 없는 씁쓸한 말의 뒷끝, 말(語)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진심과 그로 인한 억울한 오해들, 그래서 말(語)의 무게는 참으로 무겁다.
 막내아이와 힘든 밤을 지새며 요동쳤던 아이의 몸을 온전하게 되찾은 것은  적정한 체온 덕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친절한 기억속엔 항상 적정온도의 말(語)이 있음도 깨달았다. 적정이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고 평범해서 놓치기 쉽지만 그것이 있어 세상이 유지된다는 확신도 생겼다. 
 봄이 적정온도로 여물고 있다. 우리도 적정온도의 말(語)로 단단한 친절을 여물게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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