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동주민센터 임 태 형. ©Newsjeju
▲ 중앙동주민센터 임 태 형. ©Newsjeju

중앙동주민센터 임태형


 공무원으로서 민원인을 응대하다보면 다양한 인간상을 마주할 수 있다. ‘안녕하세요?’ 먼저 인사를 건네시는 분,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이를 요구하시는 분, 용무를 마치고 ‘감사합니다.’라고 말씀해주시는 분. 이런 분들을 응대하고 나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모름지기 이러한 민원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응대 도중 말을 끊으며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분, 다짜고짜 소리를 지르며 직원을 위협하는 분, 자격요건이 불충족되었음에도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화내는 분. 공무원 역시 공무원이기 전에 사람인지라 이러한 상황에서 자연히 기분이 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민원인을 불친절하게 응대해도 괜찮을까?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지’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기분이 안 좋다는 이유로 이후 민원인에게도 사무적이고 딱딱한 태도를 보여도 될까? 필자는 이에 대해 ‘No’라고 답하고 싶다. 이러한 상황을 마주하는 여러분들이 이 말을 기억해줬으면 한다.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 다만 흔들림 없이 이를 포용할 뿐이다. 사람의 마음 역시 마찬가지이다. 마음속에 넓은 바다가 있다면 앞선 상황은 잠깐 내리는 비일 뿐, 마음을 동요시키지는 못 한다.

 「지방공무원법」 제51조, 「민원처리법」 제4조와 같은 법령은 공무원의 친절을 규정한다. 법령을 준수하기 위해 친절을 행하는 것 역시 응당 올바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관점은 어떨까? 우리는 누구나 마음속에 고요하고 잔잔한 바다를 가지고 있다. 아무리 비가 내려도 젖지 않는 넓은 바다를 말이다. 공직자 생활동안 직무를 수행하면서 기분 상할 일이 수없이 많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생각하자. 이 정도 비로는 내 마음을 젖게 할 수 없다고. 상대방의 역류에 반응하지 않고 잔잔한 마음가짐으로 친절을 행하는 것이야말로 바람직한 공직자의 모습이 아닐까 감히 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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