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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천동굴을 지키는 사람들'이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Newsjeju

제주지역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가 주민들의 반대로 5년간 중단 중인 가운데, 해녀와 시민사회단체, 정당 등 8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공사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용천동굴을 지키는 사람들'(이하 단체)은 19일 오전 동부하수처리장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문제가 정의롭게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공사는 월정리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2017년 착공한 이래로 5년간 제자리 걸음 중인 사업이다.

앞선 4월 11일에는, 시공사가 오후 10시 경 야간을 틈타 공사재개를 시도했지만 당시 동부하수처리장 입구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던 반대 주민의 반발로 무산되기도 했다.

당시 공사를 철수하는 과정에서 업체 관계자가 막말과 위협을 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단체는 "월정리 해녀들은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에 반대해 컨테이너에서 불침번을 서고, 제주도청 아스팔트 바닥에서 밤을 새고, 수십번의 기자회견과 집회를 진행했다"며 "이 싸움은 이제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싸움"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2007년 6천톤으로 운영을 시작한 동부하수처리장은 2014년 12000톤으로 증설됐고, 2017년 24000톤 증설 계획이 발표됐다"며 "증설에 증설을 거듭해 제주는 어느새 똥물바다, 쓰레기 섬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부하수처리장 2차 증설 계획이 발표된 2017년 전후로 ‘제주 해녀’는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고, ‘제주 해녀 문화’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며 "제주도는 해녀 박물관을 만들고 해녀 축제를 진행하는데 예산을 쏟고 있지만, 해녀들이 바다를 버리고 왜 차디찬 아스팔트 바닥에서 농성을 벌이는지 진정으로 묻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하수처리장이 세워지고 증설되면서 월정리 바다는 눈에 띄게 죽어갔다"며 "예전엔 딱딱했던 바닷속 돌이 힘없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바다는 변해갔고 오분자기와 소라, 우뭇가사리가 자취를 감췄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제주도정은 1차 증설 당시 추가 증설은 없다고 지역주민들에게 단단히 약속했고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2018년 해녀들과의 면담을 통해 주민들 동의 없는 하수처리장 증설공사는 없다 단언했지만 이 또한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오영훈 도지사 역시 앞에서는 주민들 입장에서 동부하수처리장 문제를 해결하고 제주 세계자연유산 보존에 앞장선다고 약속했지만 뒤에서는 공사업체로 하여금 월정리 주민들을 상대로 공사방해 금지 가처분 소송을 내게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 참여한 우리들은 월정리 문제가 비단 월정리만의 문제가 아니고 제주도 전역의 문제이며 이 땅 어느 곳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문제임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이 자리에서 월정리 해녀들의 싸움이 곧 우리의 싸움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들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문화유산 해녀들의 생존권을 지키고, 세계 자연유산인 월정리 용천동굴을 지키기 위해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문제가 정의롭게 해결될 때까지 함께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는 제주시 동부지역에서 발생하는 하수를 처리하기 위해 1만 2000톤이었던 용량을 2만 4000톤으로 늘리는 사업으로, 2017년 공사에 돌입한 이래로 주민들의 반대로 현재까지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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