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6월 말께엔 국토교통부에 제출하겠다던 제주 제2공항에 대한 도민의견이 좀 더 연된다.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27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제출 연기 사실을 인정하면서 "분석하는데 더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답했다.

오영훈 지사는 "단순히 의견수렴한 내용을 전달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냐는 의견도 있었다"며 "내부 검토 과정에서 의견수렴된 내용을 제주도의 의견으로 심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좀 더 시간을 갖고 의견을 정리한 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기자단에선 국토부에 의견을 제출할 때 찬성 혹은 반대 의견을 따로 명확하게 전달할 것인지 등 어떤 수준으로 제출되는지를 물었다.

오 지사는 "이미 전임 도정에서 의견을 제시한 바 있으나 단순하게 제시했던 걸로 안다"며 "허나 그런 단순한 의견 제시가 갈등해소에 도움이 됐는지에 대해선 자문해 봐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오 지사는 "여기엔 두 가지 원칙과 기준이 정립돼야 한다"며 "우선 의견이 갈등을 해소하는 방식으로 제시해야 하고, 둘째로는 도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제시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때문에 단순하게 정리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아직 세부적인 내용 정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준비가 되는대로 언론을 통해 보고할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제2공항 건설이 갈등해소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도 던져졌다.

오 지사는 "결과적으로 생각해보면 어느 시점에는 찬성하는 쪽이나 반대하는 쪽 모두가 수긍해야만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인데, 그럴려면 찬성이나 반대 측 모두 명분이 필요하다"며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명분이라는 건 있을 수 없기에 법률에 의해서 진행되는 절차의 과정에 따른 결과를 수긍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오 지사는 "물론 그 과정이 어렵고 쉽지 않다는 걸 잘 안다. 허나 현재로선 그 어려운 길을 갈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 "제2공항 건설 확정 시기는 환경영향평가가 통과될 때"

한편, 오 지사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에 따른 법적 절차를 밟아나가는 과정에서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겠다"는 답변을 두고 사실상 제2공항에 찬성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도 받았다.

이에 대해 오 지사는 "해석에 이견이 있는 거 같다"고 전제한 뒤 "이 사업은 국토부가 추진하는 사업"임을 강조한 후 "물론 제주도민 삶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제주도의 의견도 매우 중요하다"며 "다만 현행법상 제주도의 권한을 행사하기가 상당히 제약돼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오 지사는 "전체 일정 등을 고려했을 때, 기본계획 고시가 곧 제2공항 건설을 결정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그 이후의 제반 절차가 진행되고 완료돼야 결정되는 것이 맞다"고 단언했다.

이에 오 지사는 "그 분수령은 환경영향평가 동의 절차가 될 것"이라며 "거기까지 가서야 명확하게 결론이 난다고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김명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