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정, 상장 가능성 기업 볼 안목 있나
제주도정, 상장 가능성 기업 볼 안목 있나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3.07.24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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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기업 육성 10곳 중 한 곳 A사, 7월 21일부터 주식거래 정지당해
이후 대표 행방 묘연 보도되자 당혹한 제주도정 "지원사업 취소 단계 밟을 것"

오영훈 제주도정의 '상장기업 육성'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 단계에서 삐걱거리고 있다.

이 사업에 선정된 제주기업 하나가 최근 코넥스(KONEX)로부터 주식거래 정지 처분을 받은 게 알려지면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일단 지켜본 뒤 사정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되면 선정 취소단계를 밟겠다고 24일 밝혔다.

이 사업은 제주에서 성장 중인 유망기업 20곳을 코스닥(KOSDAQ)에 상장시키는 프로젝트다.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지난해 취임 초기부터 추진 중인 여러 사업들 중 가장 공들이고 있는 사업이다. 이 사업으로 공직선거법 상 사전선거 운동 위반 혐의까지 받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여간 애지중지하는 사업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제주에 법인을 둔 코스닥 상장기업은 제주맥주(주)와 (주)제주반도체 등 단 두 곳 뿐이다. (주)카카오와 롯데관광개발(주), (주)제주항공, (주)제주은행, (주)쏘카 등 6개 업체는 코스피(KOSPI) 시장에 상장돼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해 말부터 상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을 추려내오다가 올해 4월 20일에 우선 10개의 기업을 선정해 발표했다. 제주도정은 이 10개 기업들이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도록 약 10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둔 상태였다.

선정된 10개 기업은 ▲(주)네이처모빌리티 ▲(주)메이크어베러 ▲(주)모노리스 ▲(주)미스터밀크  ▲(주)제농 S&T ▲(주)제우스 ▲(주)제이아이엔시스템 ▲(주)피앤아이컴퍼니 ▲(주)케어식스 ▲유씨엘(주)이다.

제주특별자치도청.
▲ 제주특별자치도청.

# 코넥스 상장됐던 A사, 코스닥에 상장할 만한 기업인가

이 가운데 코넥스(KONEX)에 상장된 A사가 지난 7월 21일 지정자문인과 선임계약이 해지되면서 코넥스 측으로부터 상장폐지 경고를 받았다.

코넥스는 코스닥 상장 요건에 미치지 못하는 중소 및 벤처기업들의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다. 지정자문인은 기업에겐 코넥스 시장 상장 및 상장유지를 지원하는 후견인 역할을 수행하고, 투자자에겐 코넥스 시장의 완화된 규제를 보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때문에 코넥스에 상장하려면 반드시 지정자문인과 선임계약을 체결하고 유지해야만 한다. 

계약이 해지되고 다음날부터 30영업일 이내에 선임계약을 하지 않으면 코넥스에서 상장이 폐지된다. 이에 따라 A사는 오는 9월 4일까지 선임계약을 마쳐야 하나, 현재 A사의 대표가 해외로 잠적한 것으로 알려져 공중분해 될 위기에 놓여있다.

A사는 2004년 7월에 설립된 후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 기술을 개발하면서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자본금을 3억 원까지 키운 뒤 2011년 7월에 제주 첨단과학기술단지 내로 본사를 이전했다.

이후 지식경제부장관 표창과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 미래창조과학부장관 표창에 이어 제주도 고용우수기업과 제주향토강소기업 인증까지 받아내면서 2016년 12월에 코넥스에 상장했다. 2018년에도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표창까지 받았고, 2019년엔 베트남에 해외지사까지 설립했다.

이렇게 견실하게 커 오던 A사는 2019년부터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이미 그 해 자기자본 총계가 -40억 원 정도여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었다. 주식거래도 600원에서 4000원 사이를 오갈 정도로 상승과 하락 변동폭이 너무 크고 자주 발생하면서 코넥스로부터 '투자 주의' 경고와 매매거래 정지까지 받았었다. A사 홈페이지에서 2019년 이후의 연혁이 멈춰있다.

이랬던 A사는 2022년에 전년 대비 매출액을 81.44%나 끌어올리면서 주식도 5000원을 돌파해냈다. 코넥스로부터 최우수 기술상도 받았다. 

허나 여전히 주식거래는 투자위험(1일간)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하면서 불안정했다. 이 상태는 2023년까지도 이어졌다. 최근 3일간 주가변동률이 -38.37%로 너무 커 7월 19일에도 투자 주의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현재 A사의 자본금은 31억 200만 원이고 자본총계가 50억 7900만 원이어서 자본잠식 상태에선 벗어났으나, 부채 총계가 90억 9300만 원에 이르고 있다. 매출액은 293억 6800만 원으로 전년도보다 매우 크게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이 겨우 10억 6600만 원이며 당기순이익도 2억 6600만 원 뿐이라 부채를 감당해내기엔 여전히 벅찬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자치도는 A사가 코스닥 상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으로 봤다.

# 제주도정, 뭘 믿고 A사를 상장유망기업으로 봤나

<뉴스제주>는 이 부분에 대해 대놓고 제주도정에 물어봤다.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일단 신청받고, 재무재표나 이런 것들을 받아보고 서면 서류 심사를 먼저 진행했다"며 "이후 두 번째로 서류상의 재원이 맞는지 현지 실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 관계자는 "마지막엔 상장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에서 최종 심의를 거친 후 선정한 것"이라며 "현지 실사 갈 때에도 벤처 캐피탈이나 증권사 및 거래소 등의 전문기업 평가기관과 같이 가서 살펴보고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기자가 "자본잠식 상태에 놓였었고, 주식거래도 위험한 상태였다"고 지적하자, 도 관계자는 "당시엔 그랬지만 최근 3년 동안은 매출이 꾸준히 성장했고, 재무재표 상의 문제도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매출이 상승하긴 했지만 당기순이익이 너무 낮은데 코스닥 상장이 가능하냐"고 물었고, 이에 도 관계자는 "기업 평가엔 부채 등의 문제만 가지고 평가할 순 없다"면서 "전문 평가기관이나 전문가 집단에서 평가한거라 당시 선정할 때엔 문제는 없었다"고 재차 선정기준엔 잘못이 없었다고 항변했다.

게다가 최근까지 A사의 지정자문인이었던 B증권사의 A기업현황보고서(2022. 상반기)에 따르면, 최근 3개년 동안 지속적으로 투자를 유치하고 있어 재무안정성이 증가해 투자는 적격하다고 봤다. 

다만, A사가 추진 중인 VR과 AR 산업 일부에서 정부 규제가 완화되지 않아 지속성장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A사가 애니메이션 산업까지 손을 댄 것에 대해 '고위험 고수익 산업'이라 초기 투자위험부담이 매우 높아 투자자들에게 유의하라고 조언했다.

뿐만 아니라 코넥스 시장에 대해 금융감독기관의 관리기준이 엄격해지고 있어 관련 규정을 위반할 경우 주권매매정지나 상장폐지 등의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A사는 이 보고서를 받은 한 달여 뒤인 7월 21일에 B증권사와 지정자문인 선임계약을 해지했고, B증권사의 경고대로 코넥스로부터 주권매매정지와 상장폐지 경고 처분을 받았다.

이렇게 A사는 최근 3개년간 매출을 급속도로 올리면서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고 만년 적자에서 흑자로 돌려세우는데 성공해냈다. 그런 뒤 곧바로 제주도정이 추진하는 상장기업 육성 사업에도 신청했다.

이러니 제주도정으로선 재무재표상 흠집을 찾을 수 없었다는 항변이다.

허나 흑자로 돌려세웠다해도 당기순이익이 겨우 2억 6600만 원뿐이어서 코스닥으로 상장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달린다. 매출 증대 외에 2019년 이후 뚜렷한 실적이 없으며, 지난해와 올해에도 주가변동률이 너무 높아 주식거래에 위험성이 있어 코넥스로부터 투자 주의종목으로 지정까지 받았던 기업이다.

그러면 결국, 제주도정은 코스닥에 상장할만한 능력이 있는 기업을 보는 눈이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 제주도정이 말하는 전문가 기관이나 집단들도 매한가지다.

이 문제와 관련해 여창수 대변인은 "대표의 해외 잠적으로 주가가 폭락하고 있어 현재 시점에선 이 기업과 관련해 제주에서 지원이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며 "코넥스 상장기업이라 모든 정보가 공개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하니 더 적극적으로 상장 육성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 대변인은 "자격만 된다면 상장 추진 프로세스에 업체들이 참여하길 바라는 건데 이런 문제가 불거진 이상 우리가 하라 말라 할 게 아니라 본인들이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지 않겠느냐"며 "현재 이 기업에 지원된 예산은 일체 없다"고 부연했다.

한편, 제주자치도는 A기업이 정상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상장기업 육성사업 선정 취소 절차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취소 절차는 A사가 지정자문인 선임계약 기한인 9월 4일까지 기다릴 수는 없어 그 전에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상장기업 육성 10곳 중 한 곳이 빠지게 되면 다른 1곳을 추가 지정할지, 9곳만 끌고 갈지에 대해서도 아직 정하지 않았다. 다만, 사업시기 상 하반기에 끝내야 해서 9개사만 끌고 갈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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