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덕로 차 없는 문화거리 & 수요자 중심의 원도심 활성화 시책 개발... 향후 과제로 둬

강병삼 제주시장이 23일 취임 1년을 맞았다. 으레 다른 기관장들처럼 1주년 기자회견을 열어 그간의 소회를 밝힐 터였지만, 조용히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것으로만 갈음했다.
당초엔 제주시 출입 기자단들과 취임 1주년 차담회까지 준비했었으나 이를 취소하고, 별도의 기자회견도 마련하지 않았다. 최근 소통과 홍보 부족 논란이 이어진 제주국제공항 지하차도 임시 개통 문제를 의식한 듯했다.
강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지하차도 임시 개통 문제와 관련해 직접 브리핑에 나서 연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취임 1주년 인사를 대신했다.
지하차도 관련 브리핑이 끝나고 나서야 취임 1주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던져졌고, 답변을 통해 현재의 현안사업들에 대한 향후 대책과 그간 아쉬웠던 점들을 털어놨다.
강 시장은 '취임 1주년 보도자료'를 통해 "1년을 돌이켜 보면, 시민에게 성과라 자랑할 만한 일들보다는 질책받고 사과해야 할 일들이 많았던 것 같다"며 "특히, 시민과 공직자들에게 시장 직분에 맞는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강 시장은 "지금의 아쉬움이 회한으로 남지 않도록 남은 임기 동안 더욱 선명한 방향성과 세심한 살핌으로 시민을 보필하는 진정한 '50만 시민의 벗'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강 시장은 남은 임기 동안의 시정 목표를 7가지로 정했다. ▲시민 소통 채널 확대 ▲청년지원 시책 다양화 ▲관덕로 차 없는 문화거리 추진 ▲수요자 중심의 원도심 활성화 시책 개발 ▲갈등·현안 사업의 관리체계 확립 등이다.
이 가운데서도 강 시장은 올해 '관덕로 차 없는 문화거리'와 '수요자 중심의 원도심 활성화 시책 개발' 사업을 추진하지 못한 것을 가장 아쉬워했다. 임기 1년간 가장 아쉬운 부분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뽑은 두 가지다.
이에 대해 강 시장은 "원도심에 대한 걱정이 많이 있다"며 "원도심에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공급자 중심보다는 수요자 중심으로 문화콘텐츠를 만들려는 욕심이 있었는데 올해 추경 때 예산을 받지 못해 추진하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내년 예산 때엔 제주도정을 다시 설득해서 이 사업을 손보고 싶다"며 기자단과의 오찬 자리에서 "향후 관덕로 일대를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한 뒤 푸드트럭을 일정 기간 동안 들여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 제주목관아를 중심으로 동문시장에서 서문로까지의 거리 일대에서 각종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시책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강 시장은 '1차 산업' 육성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강 시장은 "현재도 많은 외국 투자자들이 1차산업을 투자처로 꼽고 있다"며 "작물의 다양성과 출하시기가 달라 제주의 1차산업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강 시장은 "물류비를 가장 걱정하고 있는데, 그간 간과하고 있는 건 제주엔 1년에 수만 명이 입도하는 곳이라는 점"이라며 "그 사람들이 제주에서 무얼 먹고 있는지, 제주에서 만든 가공물들이 도내에서 먼저 소비될 수 있는 방향을 더 추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년 예산 편성을 통해 1차 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유통과 포장산업에서 더 좋은 경쟁력을 길러내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원도심 활성화 문제에서 또 하나 해결해야 할 건, 주차장 문제다. 허나 강 시장은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 시장은 "주차장 문제가 심각한 건 맞다. 상인회 분들도 제일 먼저 주차장이 없어 손님들이 못 오고 있다고 하소연을 하는데, 타 지역과 비교해보면 그 지역에 얼마나 즐길거리와 문화가 있느냐가 더 큰 문제라 본다"며 "언제까지 행정에서 땅을 매입해 공영주차장을 만들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강 시장은 "그 좁은 땅에 주차면 1면을 만드는데 약 1억 원이 소요된다. 1000면 조성하려면 1000억 원이나 필요한데, 그 돈으로 더 많은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게 맞느냐의 가치 기준을 놓고 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주차장 문제에 대해선 유료화 작업을 해 나가면서 일방통행에 대한 수요조사 결과와 병합해 주차 민원을 해소해 나가는 방향으로 지원하고 계획을 세우면서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