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원희룡 도정 저격한 뒤 법 개정시킨 후 "반드시 추진하겠다" 의지 밝혀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에서 가장 혼잡한 교차로인 노형오거리에 대한 교통개선을 위해 고가도로를 놓거나 지하차도를 개설하는 등의 입체화 건설 용역을 추진 중이다.
이에 해당 지역구인 양경호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노형동 갑)이 11일 진행된 제420회 임시회 도정질문 첫 자리에서 직전 지방선거 때 자신이 내걸었던 '노형오거리 육교 건설'을 오영훈 제주도지사에게 제안했다.
그러자 오영훈 지사는 바지 뒷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이마를 훔치며 "땀이 좀 난다"면서 좌중에 웃음을 안겼다. 양경호 의원이 제안한 방식의 입체화는 가장 많은 사업비가 필요로 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예산 확보를 위해선 교통개선을 위한 설계 및 사업비에 국비가 반영될 수 있어야 수월하나 현재로선 그게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오 지사는 "대도시권의 교통혼잡 문제엔 국비 지원이 가능하나, 제주시의 경우 인구 50만 명이 넘지만 광역시가 아니어서 현행 도로법에서 지원대상이 아니"라며 "법 개정이 되지 않으면 설계비 전액 국비와 사업비 50%를 지원받지 못하고 전액 지방비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도로법 개정안은 이미 오영훈 지사가 지난 2021년에 국회의원 시절 때 대표 발의한 바 있다. 허나 아직도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아 표류돼 있다.
양경호 의원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폐기되지 않겠느냐"고 묻자, 오 지사는 "폐기될 순 있으나,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진 않다"며 "일단 내년 4월까진 유효하고, 이번 국회가 안 된다면 다음 22대 국회에서라도 추진돼야 하는 문제"라고 답했다.

그러자 양 의원은 노형오거리와 연결돼 있는 다른 도로들에 대한 우회도로 건설사업들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 지사는 "이미 2018년에 (노형오거리 입체화)용역 결과가 나왔으나, 어느 누구도 이 사업에 의지를 갖고 추진하지 않았다"며 전임 원희룡 도정을 저격했다.
오 지사는 "당시 6가지 대안이 제시됐으면 예산을 투입해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어야 했는데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고 비판한 뒤 "민선 8기에선 이 문제가 피할 수 없다고 보고 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용역이 내년에 마무리되는대로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에 양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에 자신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노형오거리 육교건설 사업'에 썼던 사진을 보여주면서 "노형 주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안이었다"며 "회전교차로에 원혀 육교 띄우고 그 위에 지붕까지 더 씌우면 좋겠지만 사업비가 가장 많이 들어서..."라고 말했다.
이에 오 지사는 "땀이 좀 난다"며 손수건으로 이마를 훔치는 퍼포먼스(?)를 보여준 뒤 "입체화 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이 이제 곧 돌입한다"며 "중간보고회와 최종보고회 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양 의원은 "경제성 논리만으로 접근할 게 아니라 미래 제주를 위해 사람 중심의 교차로가 될 수 있도록 고민해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