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5인미만 사업체 女노동자 급여 '148만원'
제주 5인미만 사업체 女노동자 급여 '148만원'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3.11.1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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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성가족연구원, 제주지역 5인 미만 사업체 성별 노동실태 분석 보고서 발간
▲ 전체 임금노동자들의 월평균 임금 수준. 주황색이 제주, 회색이 전국 평균값이다. 전국 평균이 302.9만 원 수준이나 제주는 전국에서도 가장 낮은 255.9만 원에 그치고 있다. ©Newsjeju
▲ 전체 임금노동자들의 월평균 임금 수준. 주황색이 제주, 회색이 전국 평균값이다. 전국 평균이 302.9만 원 수준이나 제주는 전국에서도 가장 낮은 255.9만 원에 그치고 있다. 출처=제주여성가족연구원. ©Newsjeju

제주에서 5인 미만의 사업체에서 근무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1/3 이상이 최저임금도 안 되는 148만 원의 월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원장 문순덕)은 통계청의 지난해 상반기 기준 지역별고용조사 원자료를 사용해 제주지역 5인 미만 사업체 성별 노동실태를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제주지역 전체 임금노동자 26만 7200명 가운데 5인 미만 사업체 소속 노동자는 6만 8300명으로 전체 노동자의 25.5%에 달했다.

이 가운데 정규직은 36.1%(2만 4600명)에 불과했고, 비정규직이 63.9%(4만 3600명)나 차지했다. 또한 여성은 2만 2700명(67.1%), 남성은 2만 900명(60.7%)으로 여성 비정규직의 비중이 조금 더 높았다.

연령별로 보면 5인 미만 사업체에서 39세 이하 청년이 2만 1500명(31.4%), 60세 이상 고령 노동자는 1만 8500명(27.1%)으로 청년, 고령 노동자 비중이 58.5%로 절반을 넘어섰다.

▲ 제주도 내 5인 미만 사업체의 월평균 및 시간당 임금 수준. 주황색이 제주며 회색이 전국 평균값이다. 출처=제주여성가족연구원. ©Newsjeju
▲ 제주도 내 5인 미만 사업체의 월평균 및 시간당 임금 수준. 주황색이 제주며 회색이 전국 평균값이다. 출처=제주여성가족연구원. ©Newsjeju

5인 미만 사업체 노동자들이 손에 쥐는 월평균 임금은 겨우 182만 3000원에 그쳤다. 이는 전체 노동자 월평균 임금인 255만 9000원보다 73만 6000원이나 적은 액수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체 남성 노동자의 평균임금이 216만 원이었던 것에 반해 여성은 148만 원에 불과했다.

전체 임금노동자 가운데 시간당 임금이 최저임금(2022년 기준 9160원)에 미달하는 노동자는 13.8%(3만 6300명)이지만, 5인 미만 사업체 노동자 중에서 최저임금 미달 노동자 비중은 25.0%(1만 6900명)나 됐다. 여성노동자의 31.3%(1만 600명)는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했다.

한편, 전체 임금노동자 주당 노동시간은 36.4시간인데, 5인 미만 사업체의 경우는 32.6시간으로 다소 짧았다. 

또한 전체 임금노동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6.2년(여성 5.7년, 남성 6.7년)이었으나, 5인 미만 사업체 노동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3.4년(여성 3.0년, 남성 3.8년)으로 전체 임금노동자보다 2.8년(여성은 2.7년, 남성은 2.9년)이나 더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속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것은 그만큼 5인 미만 사업체의 고용 불안이 여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5인 미만 사업체 노동자 및 사업주 대상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행정에서 최저임금 위반 및 임금체불 사업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5인 미만 사업체 사업주의 경영상 위험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5인 미만 사업체 노사지원위원회 설치, 5인 미만 사업체 보호를 위한 복지 조례 제정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문순덕 원장은 "제주의 5인 미만 사업체 노동환경 개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면서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노동자를 보호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기본적인 노동조건들이 잘 지켜질 수 있는 노동문화 정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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