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제주특별자치도민과 유가족 여러분,

오늘은 불행한 역사 속에서 무고하게 희생당하신 분들을 추모하는 자리입니다.

4·3사건 희생자들의 영전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삼가 명복을 빕니다. 그날의 상처를 가슴에 안고 통한의 세월을 견뎌오신 유가족 여러분께 충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59년전 4·3사건은 냉전과 분단이 가져온 우리 현대사의 커다란 비극이었습니다.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평화로운 섬 제주는 폐허가 되었고, 반세기가 넘도록 억울하다는 말조차 못하고 살아야 했습니다.

참여정부는 이 불행한 사건을 매듭짓기 위해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4·3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고 대통령이 과거 국가권력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희생자와 유가족의 명예회복 조치도 착실히 추진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모두 13,564명이 희생자로 인정되었고 유가족도 29,000여명으로 확대되었습니다.

4·3평화공원 사업과 내년 4월에 개관할 4·3사료관 건립공사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1월에는 4.3특별법이 개정되면서 희생자와 유가족의 범위가 더욱 확대되었고 유해발굴의 근거도 마련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정부는 추가적인 진상조사, 4.3평화인권 재단 설립 지원 등 여러분의 명예를 회복하고 4.3사건을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 나가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주도민 여러분,

과거사 정리는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디딤돌입니다.

역사의 진실을 규명해서 억울하게 고통받은 분들의 맺힌 한을 풀어야 진정한 용서와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습니다.

국가 또한 과거의 잘못을 밝히고 사과함으로써 훼손된 국가권력의 도덕성과 신뢰를 다시 세울 수 있습니다.

이미 제주도민 여러분께서는 아픈 역사를 용서와 화해로 극복하는 모범을 보여주고 계십니다.

나아가 특별자치도 출범을 계기로 세계적인 국제자유도시를 향해 힘차게 달려가고 있습니다.

제주도민의 역량이라면 반드시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믿습니다.

다시한번 4.3영령들을 추모하며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 4월 3일


대 통 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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