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 표적된 교통표지판 '아찔'

제주도내 농어촌 지방도로변 등에 설치돼 있는 교통 표지판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운전자들은 “사고 예방을 위해 설치한 표지판이 오히려 사고를 유발하는 곳도 많다”며 “이런 표지판이라면 설치하지 않는 게 낫다.”고 지적하고 있다.

성산읍 오조리 병문 동산에서 수산 방면으로 운행하다 급커브 및 +자형 교차로를 알리는 교통 표지판이 수풀에 가려져 있다. 도로변 교통안전시설물이 무성한 수풀에 가려져 관광객들과 주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지난 10월초에 관리청에서 도로변 잡초 제거 작업을 했지만 교통 표지판에 있는 수풀과 넝쿨은 제거하지 않아 대부분이 이들 잡초에 가려져 형체도 보이지 않아 지역 주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빛을 받으면 반짝이며 차량 진행방향을 알려주는 반사판은 넝쿨이 뒤덮고 있어 제 구실을 못했다.

교통 안전을 위해 설치된 각종 표지판들이 일부 몰지각한 사냥꾼들의 총알 세례를 받아 흉물스럽게 변한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또 이 구간에 설치된 교통 표지판 20개중에 12개가 일부 몰지각한 사냥꾼들의 총알 세례로 ‘곰보자국’이 돼버린 사례를 흔히 볼 수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안쪽으로 총알이 납작 눌려진 채 박혀 있는 것도 많다. 교통표지판 등 각종 시설물이 수난을 겪는 이유는 주로 야간사냥에 나서는 사냥꾼들이 이들 시설물을 영점사격의 표적으로 삼기 때문이다. 짐승의 명중률을 높이기 위해서 이 표지판을 보고 영점을 잡는 것이다. 이런 무분별한 총질로 잘못하면 사람이 다칠 수도 있다.

당국은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총질을 하는 사냥꾼들을 규제하는 방안을 마련해 볼 것을 건의한다.<고기봉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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