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혼들이여 편히 쉬소서!

62년 전 제주 섬을 휩쓸었던 4·3사건의 광풍은 평화로운 농촌마을이었던 서귀포시 성산읍에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남겼다.

4.3당시 성산읍에서는 약 445명의 희생자가 발생하였으며, 이 중에서 약 200명이 터진목 해안가에서 학살되었다.

성산 4.3 터진목 학살 사건은 서청특별중대에 끌려온 성산, 구좌면 관내 주민들이 감자공장 창고에 수감돼 고문당하다 총살된 사건으로 1948년 11월 17일 성산면 수산리 도피자 가족 13명이 희생됐다.

이후 1949년 1월에 경찰에 잡혀 간 후 행방불명이 된 것을 시작으로 그 해에 만 세 차례에 걸쳐 죽임을 당했다. 이 외에도 구좌면 세화, 하도, 종달리 등에서도 붙잡혀온 주민들이 이곳에서 희생된 경우도 많았다.

긴 세월이 지난 2010년 11월 5일에 이르러서야 제주 4·3으로 억울하게 희생당한 성산읍 지역 445명의 넋을 위로하는 뜻 깊은 행사가 터진목 해안가에서 열렸다. 성산읍 4·3희생자 유족회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성산 터진목 해안가에서 ‘성산읍 4.3희생자 위령비 제막식 및 추모위령제’을 개최했다.

이날 제막식은 제주오름민속무용단의 초혼무에 이어 고유문· 주제사· 추도사·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강중훈 성산읍4.3희생자추모위령제봉행위원장은 고유문를 통해 “오늘 이 제막식장의 위령제가 단순히 추모의 제를 지낸다는 의미보다는 다시는 이 땅에 그러한 비극적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용서하고 화해하는 상생의 장을 열어나가겠다는 약속과 함께 이 처참했던 역사의 현장을 추모의 공원으로, 역사의 교육장으로 조성하는데 진력하겠다.” 고 말했다.

한광금 성산읍4.3희생자유족회장은 “한과 눈물의 세월을 넘어 4·3은 올해로 62주년을 맞이했다”며 “아픈 역사를 비극 그자체로 끝나서도 안 될 것이며 비극의 역사는 우리의 교훈이 되어야 하고 학습의 현장이 되어야 한다며, 이제 모든 갈등을 화해와 상생으로 풀어내자”라고 강조했다.

파란 눈의 서방인 르 클레지오, 아니 그보다는 2008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대문호 르 클레지오, 그는 섬을 사랑한다고 했다. 그의 고향은 ‘니스 카니발’로 유명한 프랑스의 세계적 관광지 니스다. 그러나 그는 “나의 정신적 고향은 모리셔스섬이며 여전히 나의 국적도 모리셔스다”고 할 만큼 ‘섬의 사람’이다. 그가 모리셔스섬을 사랑하는 것만큼 그는 제주섬을 사랑한다고 했다. 모리셔스섬사람들이 그 섬의 사람이 아닌 다른 지역 사람(침략자)들에게서 핍박당한 아픔이 있듯이 제주섬에도 그 같은 아픈 역사가 있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제주4.3 양민학살 현장인 성산포 일출봉 앞 바닷가에 앉아 역사적 이데올로기로 파괴된 실낙원에 대한 반성과 자유와 평등과 평화로의 회귀에 관한 생각들을 담담히 피력했다.

 유럽의 대잡지2009년3월호 게재된 “제주기행문”중에서 “이제 제주 4·3은 길었던 어둠에서 벗어나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살아있는 역사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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