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감사들이 집단으로 외유성 남미출장으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고, 이 와중에 건설교통부 산하인 제주국제개발센터 감사도 이에 끼었다가 구설수에 오르는 등 공직자 도덕 불감증이 도마위에 오르는 가운데 김영훈시장이 올해 초 부터 공직자로서 스스로 지키기 위해 마련한 덕목인 '시장 10계명'이 공직사회에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물론 이 글을 쓰면서 제주개발센터 감사의 '묻어 간'해외출장을 비판하려 하는 것은 아니다.

공기업 감사라는 직위가 대부분 청와대 출신이나 아니면 열린우리당 당원으로 출마를 했다가 낙마한 인사들이 대부분인데다 이제 얼마 없으면 대선과 함께 그자리에서 내려와야 하는 '처지'를 예견, 공금으로 해외 출장이나 다녀 오자는 취지가 밑에 깔려 있는 그런 분위기에 함께 휩쓸리게 됐다는 것이 안타깝다는 뜻이다.

'공기업감사'라는 직위가 좋기는 좋은 모양이다.

그래서 기를 쓰고 그 자리를 놓지 않으려고 하고, 또 차지하려고 하는 것인가.

무릇 공직자는 '오이 밭에서 신발 끈을 고쳐매지 말라'고 하는 것 처럼 '근묵자흑(近墨者黑)'을 경계하라고 하고 있다.

'먹물 가까이 가 있으면 먹물이 튀어 검어진다'는 말이다.

이런 가운데 이를 경계하고 스스로를 늘 되 돌아 보는 김영훈 제주시장의 '시장 10계명'이 한두입 걸러 말들이 오고 가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내용은 이렇다.

1, 청렴하면 탈이 없다. 2, 좋은 인재를 구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3, 시장이 공부하는 만큼 지역은 발전한다. 4, 잘 설계된 시정 밑그림, 10년을 좌우한다. 5, 선택과 집중이 리더쉽의 핵심이다. 6, 창조적 대안없이 지역의 미래없다. 7, 겸손한 시장 싫어하는 사람없다. 8, 지방의회와 시민단체는 시장의 동반자다. 9, 주민참여가 지역발전의 원동력이다.10, 재선 생각을 버리면 재선 그 너머가 보인다. 등이다.

김영훈시장은 언론인 출신으로 도의회 의장과 민선시장을 거쳐 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김태환지사와 런닝메이트로 당선, 같은 배를 탔다.

그러한 그가 특별자치도를 김지사와 함께 출범시키면서 올 초부터 이러한 철학을 다짐했던 것 같다.

'시장 10계명'은 늘 집무실에 만들어 걸어 놓고 매일 이를 보고, 하루 생활의 이정표로 잡고 있다.

우선은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제주특별자치도를 반석위에 올려 놓겠다는 의지가 돋 보인다.

'청렴하면 탈이 없다'는 첫번째 항목이 그것이다.

그는 민선 제주시장이 아닌 새로운 행정체제의 제주시장이다.

그가 관리해야 하고 살펴야 할 책임이 배이상 불어 났다.

그는 제주도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를 살펴야 한다.

인구도 그의 관할에 제주도 인구의 거의 80%가 집중돼 있다.

출장을 한번 다녀오면 하루해가 질 정도로 지역을 돌아 보는 데도 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워낙 살펴야 할 지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권한이 제주도로 옮겨 간 부분이 있으나 역시 그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제주시장이다.

그런 그가 '청렴'을 제1덕목으로 삼은 것은 바로 '근묵자흑'적 공직철학을 스스로에게 확실하게 다짐하기 위한 뜻이 있는 기본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이외에 그는 공부하는 시장, 창조적 대안, 겸손, 리더쉽, 지방의회와 시민단체, 주민참여등을 거론하며 자치역량을 키우려는 의지를 보이고, 마지막에 '재선생각을 버리면 재선 너머가 보인다'고 '욕심'을 자제하는 계명으로 '10계명'의 끝을 맺고 있다.

그래야 '자신이 시장으로서 과감하게 정책을 밀고 나갈 자세를 갖추게 된다'고 하고 있다.

시민들에게 정정당당 하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면 스스로의 행동에 제약을 가져오는, 그러한 '선거'에서 마음을 떠나야만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불교에서 말하는 '버리면 얻는다'는 '기즉득야(棄卽得也)'의 실천을 몸소 보여 주려는 것은 아닌가'해서 '10계명'철학의 배경을 한번 들여다 본 소감이다.

지금 이 시기에 이같은 김시장의 '시장 10계명'이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은 바로 요즘 공직사회의 정권말기적 도덕 불감증에 반면교사 역할을 할수도 있기에, 또한 적어도 제주도는 그러한 데서는 벗어나 있다는 의미가 더욱 커지게 하는 뜻이 이같은 기관장의 덕목에서도 찾아 볼수 있기에, 그 뜻을 평가하고 싶어 한마디를 해 본 것이다.

공직자들이 한번 쯤은 스스로를 되돌아 보게하는 계기가 될 것도 같다.

'까마귀 노니는 곳에 백로가 가지 않겠다'는 의지가 돋보이는 '계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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