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10명 사망·3명 실종…이재민 200여명 발생
전국 곳곳서 산사태…농경지 수만㏊ 침수

지난 8일부터 남부지방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전국에 내린 집중호우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닷새 동안 많은 양의 비가 내린 전남 보성에서는 산사태로 90대 노인 등 2명이 숨졌고 여수에서도 70대 노인이 급류에 휘말리는 등 인명피해가 잇따랐다.

10일 오전 9시 30분께 전남 보성군 회천면 화죽리 두곡마을 야산에서는 토사가 흘러내리면서 암자를 덮쳐 기도 중이던 문모(96·여)씨와 마모(86·여)씨가 토사에 깔려 숨졌다.

이에 앞서 전날 오후 9시3분께 여수시 상암동 작산마을 앞 농수로에서 이 마을에 사는 장모(71·여)씨가 숨져있는 것을 마을주민이 발견했다.

고흥과 광양, 화순에서는 40세대, 1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마을회관으로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고 이들 중 대부분은 현재 집으로 귀가했다.

또 구례군 섬진강에서 열릴 예정이던 전남도지사배 래프팅 대회 참가자 700여명은 외곡리 검문소 앞으로 긴급히 대피했다.

전남 지역도 농경지와 도로, 주택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고흥 지역은 농경지 3252㏊가 물에 잠겼고 순천 2144㏊, 여수 802㏊, 광양 520㏊ 등 총 6893㏊에 이르는 농경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순천 왕지동 편도 4차선 도로에서는 토사가 유출돼 교통이 수 시간 동안 통제됐고 고흥, 장흥 등 9곳의 도로는 많은 비로 유실됐으며 광양과 보성, 강진 등에서는 하천이 범람, 응급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순천과 광양의 비닐하우스 44.2㏊가 물에 잠겨 오이, 고추, 토마토, 수박, 호박, 참깨, 메론 등 과수 피해를 입었고 순천시 황전면 회룡리 한 오리 농가는 침수 피해를 입어 가축 2만 마리가 폐사됐다.

10일 오후 5시께 전북 군산시 옥도면의 한 야산에서 토사가 흘러내려 주택가를 덮쳤다. 이 사고로 A(77)씨가 숨졌다. 또 오후 5시30분께 전북 완주군 죽림온천역 근처 하천에서 물놀이를 하던 김모(50)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앞서 이날 오후 2시께 김제시 금산면 모악산에서는 야영객 80여명이 불어난 계곡물에 고립됐다 구조됐다.

도내 곳곳의 도로에서는 토사와 토석이 유출되면서 차량들이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있다.

전주에서는 동산역~전주역 구간 철도가 일부 침수되면서 열차 운행이 일시적으로 중단됐고, 일부 저지대와 주택가에서도 역류한 빗물로 인해 침수 피해 또한 잇따랐다.

이밖에 군산과 익산 등에서 농경지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앞서 도 재해대책본부 등은 지리산과 덕유산 국립공원 등에 입산을 통제했으며, 야영객의 귀가 조치도 완료했다.

전주와 정읍, 기제, 완주, 임실 등의 하천 내 차량 통제와 대패 또한 이어졌고, 불어난 물에 잠긴 하천 내 언더패스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충북 보은군 보은읍 용암리 군도 3호선 25m가 유실됐으며, 보은군 회인면 청원∼상주간 고속도로 피반령 터널입구에서 10㎥의 토사가 유출돼 3시간가량 복구 작업을 벌였다. 또 오후 6시께 충북 청원군 보은면 청원상주 고속도로 수리티터널 입구에서 인근 야산의 토사가 무너져 내렸다.

이날 비는 옥천지역에 피해가 집중돼 안남면 도덕리 군도 18호선에는 낙석이 발생했으며, 안내면 정방리 지방도 502선에는 토사3㎥가 유출돼 복구 작업을 벌였다.

또 옥천군 군북면 항곡리 군도 14호선과 대정리 증약초교와 안내면 인포리에 각각 5㎥의 토사가 유출돼 공무원들이 동원돼 복구 작업을 벌였으며, 증약리 국도4호선에서는 배수구가 막혀 빗물이 범람하고 있다.

충주 금가면에서는 모 주유소 담장 20여m가 무너졌으며, 산척면에서는 마을을 잇는 소 교량 일부가 붕괴됐고, 청주시 하상도로도 지난 7일 오후부터 이 시간 현재까지 전면 통제되고 있다.

집중호우의 직접 영향권에 든 대구와 경북지방은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달성군 논공읍 비닐하우스 침수 등 79㏊의 농경지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경북에도 청도군과 경산시, 고령군 등에 농경지와 비닐하우스 등 200여 ㏊가 침수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도로 및 주택 침수피해도 잇따라 토사유출과 침수 등으로 이틀 동안 대구 15곳, 경북 10곳이 통제됐다. 현재는 대구 11곳 경북 1곳 도로가 여전히 통제되고 있다.

대구는 동구 불로동사무소 앞 잠수교, 신천 좌안도로 가창교-상동교 구간과 신천동로 상동교-무태교구간이 양방향 모두 전면 통제되고 있다.

또 북구 노곡동 잠수교와 달성 용산교, 동구 금강동잠수교, 동구 율하동잠수교, 동구 불로동 공항교다리밑, 동구 동촌둔치주차장, 수성구 만촌본동 지하, 달성서재리 와룡대교 앞 등도 통제되고 있다.

달성군 화원읍 천내천 하천도로와 남구 상동교아래 지하차도, 달성현풍잠수교, 달성군 구 면허시험장 등은 통제가 풀렸다.

경북은 현재 902번지방도 청도군 한재경찰초소에서 상리까지가 토사유출로 교통이 통제되며 차량들이 우회하고 있다.

그 밖에 영천 화북면 35번국도 옥계삼거리에서 삼송삼거리구간은 도로침수로, 의성군 사곡면 79번 군도 오상리 구간은 낙석 100t이 쏟아져 통제됐다가 정상통행되고 있다.

919번지방도 경산 용성에서 청도까지 구간과 경산 경일대앞도 침수됐다 정상 통행되고 25번국도 청도유호리에서 한재경찰초소까지도 토사 15t이 유출됐다 지금은 치워졌다.

경주 건천공단입구지하도와 건천사거리, 의성군 단밀면 팔동잠수교와 용곡잠수교도 침수돼 교통이 통제됐다가 현재는 정상통행되고 있다.

예천군 예천읍 주택 2채와 청도군 매전면 주택 1채가 각각 반파됐고, 청도군 청도읍과 매전면, 의성군 춘산면에는 하수관 역류 등으로 도로와 가옥 수백 채가 침수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비로 주택 70여채가 파손되고 도로 30여 곳이 유실되거나 침수됐고, 농경지 1만2700여 ㏊ 물에 잠긴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으로 북상해 11일 자정까지 최고 25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6시를 기해 충청남북도, 경기남부일부 지역에 호우특보를 발효했다.

10일 오후 5시부터 11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중부지방, 전라북도, 경북북부 50~150㎜(서울, 경기도, 강원도영서 및 산간, 충청북부 250㎜ 이상), 그 밖의 남부지방, 울릉도·독도 20~70㎜ 내외다.

이날 오전 5시부터 12일 자정까지 예상 강수량은 중부지방 50~120㎜(서울·경기도, 강원도영서 및 산간, 충남북부, 서해5도, 북한 250mm 이상), 전라북도, 경북북부, 울릉도·독도 20~70㎜, 전라남도, 경상북도(북부 제외), 경상남도, 제주도 5~40㎜ 내외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늘 낮에는 서울·경기도, 강원영서 및 산간, 충남북부지방과 서해5도에서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의 집중호우가 내리는 곳이 있겠고, 최고 250㎜ 이상의 많은 비가 오는 곳도 있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까지 계속해서 많은 비가 이어지겠다"며 "저지대 침수 및 축대붕괴, 산사태 등 비 피해를 입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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