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무이파(MUIFA)' 지난 7일부터 서해를 따라 북상하면서 한반도에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를 뿌리고 있다.

무이파는 강한 중형급 태풍으로 강풍과 함께 전국에 폭우를 뿌려 인명피해과 재산피해를 발생시켰다. 남부지방과 수도권 등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 강력한 위력 뽐내며 태풍의 존재감을 알렸다.

◇무이파 남부지방 중심 물폭탄

태풍 무이파는 많은 비를 뿌렸다. 이는 지난 6월 발생해 전국을 강타한 제5호 태풍 '메아리(MEARI)와 아주 흡사하다. 다만 무이파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메아리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국지성 폭우를 쏟아냈다.

무이파는 이날 오전까지 제주, 산청, 구례, 남원 등 제주도와 경상도, 전라도 지방을 중심으로 300㎜ 이상의 많은 비를 뿌렸다.

반면 '메아리'는 중부지방의 장마전선과 맞물려 충청도, 강원 남부, 경북 북부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전국적으로 20∼700㎜의 강우 분포를 보였는데 지역차가 매우 컸다.

무이파는 앞으로 9일까지 최고 100㎜ 이상 폭우를 쏟아낸 것으로 보인다.

8일 오전 11시부터 9일 자정까지 예상 강수량은 전국(전라북도 내일) 20~70㎜(많은 곳 경기북부, 남해안, 지리산부근, 서해5도 100㎜ 이상) 등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경남해안지방에는 지형적인 영향으로 천둥.번개와 함께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고 말했다.

무이파는 북진해 이날 저녁에 요동반도 부근으로 상륙한 후 북~북동진 9일 오후부터 밤사이에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될 것으로 예상된다.

◇초속 42m 살인적인 강풍…전국이 '휘청휘청' '흔들흔들'

 

무이파는 강력한 강풍을 동반해 북상했다. 이같은 강풍이 몰아닥친 이유는 태풍의 위력 탓이다.

태풍 강도는 중심 부근 최대풍속으로 결정된다. '매우강'(초속 44m 이상), '강'(초속 33∼44m), '중'(초속 25∼33m), '약'(초속 17∼25m) 등으로 나뉜다.

태풍의 크기는 태풍의 중심으로부터 초속 15m 이상의 바람이 부는 반경 일명 강풍반경을 기준으로 정한다. 강풍반경이 300㎞ 미만이면 소형, 300∼500㎞ 중형, 500∼800㎞ 대형, 800㎞ 이상 초대형 등이다

무이파는 이날 오후 2시 현재 중심기압은 982헥토파스칼(hPa), 중심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29m(시속 104㎞)로 강도는 중형 크기는 소형이다.

처음 북상할 당시 강한 중형급 태풍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무이파의 위력을 세삼 가늠할 수 있다. 실제로 무이파는 7~8일 한때 초속 42m(시속 151㎞)의 최대 풍속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 기상청에 따르면 초속 15m의 강풍이 불면 건물에 붙어 있는 간판이 떨어져 날아간다. 초속 25m에는 지붕이나 기왓장이 뜯겨 날아가고 순간 최대풍속이 30m면 허술한 집이 붕괴되고 35m일 땐 기차가 엎어진다.

초속 40m의 강풍은 사람은 물론 커다란 바위까지 날려버린다. 초속 50m면 콘크리트로 만든 집도 붕괴시킬 정도다.

초속 42m는 풍속이 발생했다는 것은 공기가 초당 42m를 움직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m를 2.3초에 돌파하는 물체가 느끼는 속도와 같다. 창문을 열어 놓고 시속 151㎞로 달리는 자동차에서 느끼는 바람의 세기로 표현할 수 있다.

강풍 피해도 잇따랐다. 무이파의 북상으로 이날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주변 인도에 있던 가로수가 강풍으로 부러졌다. 가거도 방파제 480m 중 100여m가 완파되고 150여m가 반파되는 피해도 발생했다.

방파제 앞 쪽에서 파도를 막기 위해 설치된 64t짜리 테트라포드(TTP)가 파손됐다. 108t 규모의 큐브 블록은 마을앞 길까지 날려오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무이파'가 지나가는 동안에는 홍도(37.8m/s), 태안군(30.0m/s), 서귀포(29.3m/s), 흑산도(29.1m/s) 등에서 초속 30m 전후의 강풍이 분 것으로 관측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여전히 중부서해안에는 초속 10~20m 내외의 강풍이 불고 있다"며 "태풍경보가 해제된 서울을 비롯한 중부내륙지방에서도 오늘은 바람이 강하게 부는 곳이 많다"고 내다봤다.

◇무이파 서해안 따라 북상…태풍 위험반원 영향권

무이파가 서해상으로 북상하면서 우리나라는 태풍 진로의 오른쪽인 '위험반원'에 놓이게 됐다.

그만큼 똑같은 강풍과 폭우라도 왼쪽보다 오른쪽에 놓여있을때가 더 큰 피해가 발생한다. 이는 태풍의 회전 원리 때문이다.

통상 태풍은 저기압과 마찬가지로 시계 반대방향으로 회전한다. 태풍의 중심을 기준으로 했을때 오른쪽인 동쪽에 더 큰 영향을 준다.

기상청에 따르면 적도 부근에서 발생한 태풍은 처음에는 서쪽으로 이동하며 발달한다. 그러나 북위 30도를 넘어서면 동쪽으로 휘어지며 움직인다.

이때 태풍이 움직이는 진로의 오른쪽을 위험반원, 왼쪽을 가항반원이라고 부른다. 위험반원은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가항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

태풍의 위험반원은 반시계방향으로 부는 태풍 자체의 바람과 편서풍, 무역풍이 합쳐지면서 더욱 강한 바람이 만들어진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울경기와 충청, 호남 등 우리나라 서쪽지방은 모두 무이파의 위험반원에 들게 돼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랐다"고 설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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