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는 가시로 무장했다. 적이 나타나면 날카로운 가시를 세워 방어한다. 인간은 자유로운 손과 지혜로 무기를 만들어 동물의 공격을 막는다. 인간의 세계도 동물의 세계와 같이 약육강식의 원리가 적용된다. 사회규범과 법질서가 있기 때문에 본성이 밖으로 나타나지 않을 뿐이다.

그러나 냉엄한 국제사회에서는 국제법과 유엔기구가 있어도 국익을 위해 사소한 명분을 내세워 약소국을 침공하는 본성이 나타난다. 이는 세계사에서 강대국이 약소국을 침략한 사례로 입증된다. 이런 현상은 현재도 계속되고 미래도 계속된다.

우리나라가 고려 때부터 무기를 개발하여 무장했더라면 7차례의 몽고침략을 막을 수 있었다. 15세기말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했던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은 있을 수 없다. 조선시대에 일본보다 먼저 개화하여 서구식무기로 무장했더라면 36년간의 일제식민통치는 없었을 것이다. 남북분단, 4,3사건, 6,25전쟁도 있을 수 없다. 현재 우리는 강대국으로서 평화롭게 살고있을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의 왕들은 왕권유지를 위해 서양문물을 거부했다. 위정자들은 권력을 잡기 위해 당파싸움만 했고 국방을 위한 무기개발에는 관심이 없었다. 오늘날 위정자들도 조상들의 전철을 밟고 있다. 정치인들은 12월 대선 승리, 내년 4월 총선승리를 위해 찬반단체의 양쪽 표를 의식하고 있다.

여야 대선 주자를 비롯한 정치인들은 해군기지계획이 확정되기 전에는 물론 확정된 후에도 명확한 입장을 표명치 않고 있다. 대선주자와 중앙정치권은 대선, 총선까지 해군기지문제를 끌고 가서 제주특별자치도의 지방자치행정을 난맥상으로 만들고 그 책임을 도정에 떠넘기려고 작심 한 것 같다.

그들은 국가관이 없는 애매한 입장만 표명하고 있다. 주민투표를 검토해야한다. 법적 검토 요청하겠다. 민간합동추진위를 구성하겠다. 도민합의가 있어야 한다. 굳이 반대할 필요는 없다. 민주적 절차로 여론조사를 해야 한다.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니다 라는 등 행정절차에 관한 지엽적인 문제만 제기할 뿐이다.

민주선거를 통해 선출된 국민의 떳떳한 대변자인 정치인들은 해군기지가 확정되기 전에 제도권내에서 확실하게 찬반결론을 내리지 못하였다. 확정된 후에도 명확한 찬반 입장표명을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 양해각서 등 행차절차만 따지고 있다. 법상 지방선거로 선출된 대변자가 아닌 대책위, 사회민간단체, 종교계 등 비제도권 세력에게 소신이 없기 끌려 다니기 때문에 확정된 후에도 찬반논쟁이 계

민노당과 국회의원, 반대단체, 종교계는 주민투표, 여론조사, 양해각서 등 행정절차문제와 평화문제를 제기하면서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중앙당인사, 외국인, 타 시도의 사회단체 등 외부세력을 제주지역문제에 끌어드려 도민갈등과 혼란만 조장시키고 있다. 민노당 대선주자는 강연을 통해 대선, 총선승리를 겨냥한 듯한 근거 없는 의혹을 폭로하면서 반대하고 있다.

그들은 목소리도 내지 않고 행동도 하지 않는 찬성도민들에게 객관적인 반대이유를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찬성도민들은 반대이유에 대하여 납득할 수 없다고 한다. 반대자들이 무장을 하지 않아도 제주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 근거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한다.

국가가 존재해야 제주평화도 존재한다. 중세기 고려와 탐라가 무장을 했더라면 몽고는 100년 간 제주를 지배하면서 제주인을 짓밟고 평화를 파괴하지 않았을 것이다. 고슴도치의 가시와 같이 방어용 무기가 많을 수록 제주평화는 유지될 수 있다. 철통같은 군사시설은 전쟁억제를 위한 수단이지 전쟁을 불러오는 탄약고가 아니다.

모든 국가는 극비리에 군비확충을 하고 있는데 우리만 가만히 있는 것은 불안한 평화 위에서 잠을 자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국방전략상 제주가 지정학적으로 적지(適地)인 경우 국가관이 있는 국민이라면 국토방위를 위해 수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핵이 없는 우리나라는 핵을 보유한 러시아, 중국, 북한, 그리고 1년 내에 핵 제조가 가능한 일본에 의해 포위되어 있다. 다행히 미국이 이들 국가를 견제하기 때문에 평화가 유지되고 있다. 무기 없이도 평화수호가 된다고 주장하면 핵을 보유한 미국은 알아서 하라면서 떠나 버릴 것이다. 이 경우 핵으로 무장한 북한은 무력통일의 절호의 기회로 삼을 것이다.

북한이 미군철수를 주장해 왔기 때문에 남침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전쟁이 발생한다면 제주도는 세계평화의 섬이라 해서 유일하게 평화를 보장해 준 다고 누 가 장담할 수 있는 가? 해군기지반대 범도민대책위가 자신 있다면 찬성도민들에게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핵이 없기 때문에 전략요충지에 해군기지 등 방위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미국을 비롯한 주변 강대국과의 군사 외교적 측면에서 긴밀한 협력동맹관계를 맺어야 한다. 핵이 없기 때문에 힘의 역학적 균형논리에 의한 완벽한 국토방위를 하는 것만이 항구적인 제주평화를 유지하고 세계자연유산을 보전하는 길이다.

7월 3일 범평화세력을 결집한 제주군사기지저지와 평화의섬실현범도민대책위원회가 결성되었다. 군사기지 철회를 넘어 제주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차원의 장기적인 평화운동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제주평화를 위협하고 있는 무기는 해군기지가 아니라 주변의 핵무기이다. 해군기지반대 범평화세력은 해군기지문제를 논하기 전에 동아시아와 한반도평화를 위협하고 있는 핵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평화파괴의 근본적인 주범인 핵문제를 논하기 전에 군사시설과 제주평화를 논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만약 해군기지가 핵을 끌어드린다고 주장한다면 핵에 대한 명확한 입장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범도민대책위는 진정으로 제주평화를 원한다면 해군기지논쟁을 종식시키고 전국 평화세력과 연대해서 동아시아와 한반도의 비핵화운동을 먼저 전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것이 범도민 차원의 장기적인 평화운동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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