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24일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자신의 뜻을 관철시킬 수 있을까.

무상급식을 둘러싼 주민투표가 시장직 진퇴 여부를 둘러싼 표대결 양상으로 돌변하면서 투표함 개봉을 위한 최소요건인 투표율 33.3%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주민투표를 불과 하루 남긴 23일 현재까지 각종 여론조사들을 종합해 보면 투표율 33.3%는 오 시장으로서는 달성하기 버거운 목표임에 틀림없다.

22일부터 최대우군인 한나라당이 뒤늦게 총력지원을 나섰다고 했지만 친박계쪽의 반응이 시큰둥한 상태에서 거당적 지원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여기에 투표불참을 독려하는 야당과 시민단체들의 막판 공세가 거세지는 등 사방이 악재투성이다.

오 시장으로서는 투표함 개봉이 사실상 승리를 의미하는 만큼 투표율이 그나마 '비빌 언덕'인 강남쪽에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 오세훈 후보는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 3구'의 몰표 덕을 톡톡히 봤다. 개표 중반까지 민주당 한명숙 후보에게 뒤져있던 그는 강남몰표의 뒷심에 힘입어 기사회생했다.

실제로 득표수를 따져보면 강남구는 6만여표, 서초구는 4만3000표, 송파구는 2만4000여 표를 한 후보보다 오 후보에게 더 얹어줬다.

6.2지방선거에서 오 후보가 획득한 표는 약 279만표. 한 후보가 획득한 표보다 불과 2만6000여표가 많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강남3구의 힘이야말로 현재의 오 시장을 있게한 일등공신임 셈이다.

그렇다면 강남3구는 이번 주민투표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현재까지의 상황만 보면 형편이 좋지 않다.

우선 주민들의 투표율이 걸림돌이다.

6.2지방선거에서 강남구 51.3%, 서초구 53.4%, 송파구 54.2%였다. 높은 투표율이긴 하지만 나머지 22개 구 중 강남3구보다 투표율이 높았던 자치구도 적지 않았다.

시장직이 걸려있다지만 총선과 대선 등 주요선거를 제외한 재보선·주민투표 때 상황을 감안하면 이같은 기존 투표율이 이번 주민투표에서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개인적 사견임을 전제로 "분위기를 보면 40% 이상은 투표에 참가하지 않을까 싶다"며 "직장에서 출퇴근 시간 조정 등을 배려해준다면 투표율은 더 올라갈 수 있을 것"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 시선관위에서 열심히 홍보는 하지만 정책에 관한 결정이다보니 참여율은 6.2지방선거때보다는 아무래도 낮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강남3구 관계자들은 지난달 발생한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가 투표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집중호우로 인해 수십명이 목숨을 잃었고 가옥, 도로, 자동차 침수 등 막대한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디자인 서울'에 올인한 서울시가 수방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아 피해가 더 커졌다는 목소리의 지원지는 다름아닌 강남과 서초였다.

특히 서초구쪽에서는 지난달 폭우로 인해 발생한 우면산 참사가 투표율 저하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초구 관계자는 역시 사견임을 전제로 "우면산 산사태로 민심이 이래저래 뒤숭숭한 게 사실이다"며 "오 시장이 수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송파구는 그나마 수해와는 비교적 거리를 두고 있는데다 자치구 중 투표권자가 가장 많고, 투표율도 높은 편이어서 현재로서는 오 시장이 가장 기대를 걸만한 곳이라는 지적이다.

갖가지 악재를 뚫고 강남3구에서 다시 몰표가 쏟아진다면 오 시장에게 실낱 같이 남은 33.3% 돌파의 꿈이 이뤄질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강남3구 주민들이 과연 이번 주민투표에서도 오 시장에게 '구세주'가 될 것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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