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 책임을 지고 즉각사퇴한 가운데 시민단체와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진보단체들은 오 시장의 사퇴는 당연한 결과는 입장이다.
참여연대 박원석 협동사무처장은 "오 시장이 주민투표가 시작될 때부터 사퇴선언을 했고 입장을 공식적 표명했기 때문에 새삼스러운 결과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처장은 "오 시장이 지난 1년간 갈등과 분열을 많이 일으켰고 파행을 끼쳤다"며 "그러면서도 개인의 정치적 진로도 보였다. 그런 것에 대해선 지난 오 시장의 1년은 굉장히 아쉽고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상급식 관련해서 주민투표까지 가면서 여야간 대립이 격화되고 또다시 서울시장을 뽑는 선거를 해야되는 상황이 됐다"며 "지나치게 여야가 무상급식을 포함한 지난 쟁점을 가지고 대결 구도로 가져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새사회연대는 이날 논평에서 "오 시장의 사임은 너무나 당연하다"며 "지난 교육감 선거와 지방선거 결과로 무상급식 실시 여부는 이미 시민의 정책선택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도 무상급식에 대한 주민투표를 강행한 오 시장 자신이 오만과 독선으로 스스로 낳은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의 정책이 최소한의 정당성이 있었다는 점을 믿어 달라는 정치적으로 불신임 받은 자의 항변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오만스럽다"고 강조했다.
보수단체들은 안타깝지만 시민들과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바른사회시민회의 전희경 정책실장은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며 "오 시장이 주민투표와 시장직을 연계하는 상황까지 안갔으면 좋았겠지만 서울 시민들에게 약속을 한 만큼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뉴라이트전국연합 박경범 대변인은 "당과의 논의 없이 오 시장 개인적인 결단으로 일련의 상황이 진행돼 왔다면 마무리도 개인적 차원에서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시민들로부터 미적거린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어 바로 사퇴 발표를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과잉복지를 막아야 하는 당위는 분명히 있다. 그걸 막기 위해서 무상급식에 브레이크를 걸었다"며 "정서적으로 모질게 나가기 힘든 걸로 대결 이슈로 만든게 패배의 원인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오 시장의 미숙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민들도 찬반 의견이 팽팽하긴 마찬가지다.
국민호(26)씨는 "자의든 타의든 기자회견을 열어 공약처럼 약속을 했으니 사퇴하는게 맞다고 본다"며 "무상급식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오 시장이 국민과 한 약속은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규홍(57)씨는 "오 시장의 지지여부를 떠나 일단 자신이약속한 일이니 사퇴하는 것은 찬성"이라며 "다만 지자체장이 없는 채로 공백이 길어지면 안 된다. 재보궐 선거를 가능한 빨리 치러서 재정비를 해야한다"고 밝혔다.
정인철(34)씨는 "오세훈 시장이 왜 시장직을 포기하는지 이해가 안된다. 시장직을 내놓기 보다는 현 상황에 맞게 무상급식을 잘 이끌어 나가야한다고 생각한다"며 "당장 사임하기 보다는 지금 엎질러놓은 물들을 빨리 수습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성건(29)씨는 "시장직을 사퇴하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다. 시장직은 시민의 뜻에 의해 선출되는 자리다. 개인의 정치적 행보 때문에 사사롭게 걸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여론이 안 좋다고 정해진 임기를 채우지 않는 것은 현실도피"라고 꼬집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