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한평수 사회부장·정리/손대선 기자·사진/이광호 기자 = 1년여동안 끌어온 '무상급식 전쟁'이 지난달 오세훈 서울시장의 퇴장으로 마무리됐다.

투표율 미달로 인한 주민투표 개봉 불발로 판정승을 거둔 서울시의회 민주당은 다가오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로 KO승을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는 창간 10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27일 무상급식 전쟁의 최전선에서 오 전 시장과 맞섰던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을 만났다.

허 의장은 기본적으로 '한강 르네상스' 등 대형사업의 중단하고 이 사업에 소요되는 예산의 물꼬를 복지 쪽으로 틀기를 원했다.

먹고사는 기본적인 문제가 미궁 속에 빠져있는 상태에서 전시성 사업에 시민들의 혈세를 투입할 여력이 서울시에는 없다는 게 그의 논리다.

허 의장은 "장기적 프로젝트로는 필요할지 모르겠지만 처음부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토건사업, 경제성 없는 사업이 아니라 보편적, 사람복지, 민생복지에 돈을 써야한다"고 말했다.

허 의장은 대표적인 낭비사업으로 양화대교 구조개선사업, 세빛둥둥섬을 꼽았다.

허 의장은 "세빛둥둥섬은 공공장소에서 명품 모피쇼를 하더니, 물난리가 나 제 기능도 못했다. 한강르네상스는 시대적 흐름에 반하는 사업이므로 중지해야 한다"며 "먹고, 입고, 자고, 직장이 있는, 서울시민의 삶의 질이 안정돼 희망을 꿈꿀 수 있을 때 한강르네상스는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 의장은 주민투표 이후에도 여전히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초등학교 5~6학년 무상급식 지원문제와 관련 "전국 250개 시군구 중 80%가 실시하고 있는 무상급식을 서울시만 650억원을 못주겠다고 하면 시민들이 어떻게 생각할까"라며 "서울시는 주민투표 결과로 나온 서울시민들의 뜻을 존중해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허 의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 이후 우리사회의 흐름이 보편적 복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확신하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서는 후보들도 이같은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서울시를 이끌어가는 3두마차 중 서울시장, 교육감이 이런저런 상황으로 부재인 상태다. 서울시의회 의장으로서의 책임감이 막중할 것 같다.

"서울시는 의회를 중심으로 서울시와 교육청의 양축으로 이끌어간다. 일련의 사태로 인해 의회의 책임이 더욱 무거워졌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시민들께서 너무 걱정하시지 않기를 바란다. 그동안 1년이상 서울시 의회가 양축 사이에서 해온 역할을 봐오셨다면 말이다. 시장 권한대행과 시 간부들을 차례로 만났고, 만날 계획이다. 국정감사 끝나고 실본부장 만나고, 더 나아가서 산하 기관 사장, 국장 두루 만나 시정공백이 없도록 할 것이다. 이슈가 됐던 무상급식과 한강르네상스, 디자인 서울, 서울광장 등 서울시와의 마찰로 인해 놓쳤던 행정이 대단히 많다. 이런 행정들 하나하나 펼쳐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교육감이 부재한 교육청도 안타깝지만 서울교육행정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고 정책을 펼쳐나가는 핵심사업에 대해서는 의회가 중심이 돼 행정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 기조는 변함없이 의회에서 충실히 토론하고 협의하고 정책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한강르네상스, 디자인 서울 등 오세훈 전 시장 주요사업의 앞날이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이미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 시쳇말로 '빼도박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사업도 있지 않은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궁금하다.

"처음부터 무리했다. 장기적 프로젝트로는 필요할지 모르겠지만 처음부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시의회는 이에 반대해 예산에서 전시성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이것을 복지에 담으라는 것이다. 토건사업, 경제성 없는 사업이 아니라 보편적 사람복지, 민생복지에 담으라는 것이다. 지금 시급한 게 여러 가지가 있지 않은가. 어린이, 수험생, 대학생, 실업자 등 급선무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며칠 있으면 대학생 등록금이 시민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서울시민이 앓고 있는 고민을 풀 수 있는 정책이 만들어져야한다. 그저 바라보고 전시하고 자랑하는 것에 마구잡이로 예산이 투입돼 이렇게 빚에 시달리고 있는 것 아닌가."

"한강르네상스는 감사원도 경제성 없다고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는가. 오 전 시장은 그래도 해야한다며 대통령하고 담판 짓자고 했다. 그런데 감사원은 재심의해서 각하했다. 이게 증명해주는 것 아닌가. 한강에 투입된 부질없는 예산이 얼마나 많은가. 양화대교 구조개선사업, 세빛 둥둥섬이 대표적이다. 세빛둥둥섬은 공공장소에서 명품 모피쇼를 하더니 물난리가 나 제 기능도 못했다. 한강르네상스는 시대적 흐름에 반하는 사업이므로 중지해야 한다. 먹고, 입고, 자고, 직장 있고 서울시민의 삶의 질이 안정돼 희망을 꿈 꿀 수 있을 있을 때 한강르네상스는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주민투표에도 수백억원의 세금이 쓰였고, 앞으로 새로운 시장을 선출할 때 들어가는 돈만 500억원이다. 그돈을 가지고 무상급식에 보탤 수있다. 혁신학교는 양보다 질이다. 혁신학교의 참뜻을 만들어내고 일궈내고 그것이 학교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하는데 질적으로 추진해 나가는데 관심을 두고 있다. 학생인권조례는 시만단체서 안이 올라왔다. 시민단체에서 올라온 안과 교육청에서 준비하고 있는 안 이 2가지를 교육위원회에서 구체적으로 그동안 경기도에서 진행해온 과정도 면밀히 검토해, 그 결과를 담아낼 계획이다."

"무상급식 문제는 시에서 소송을 빨리 취하해야한다.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 나온 민심의 뜻을 담은 조례대로 초등학교 5~6학년의 무상급식을 지원해야한다. 전국 250개 시군구 중 80%가 실시하고 있는 무상급식을 서울시만 650억원을 못주겠다고 하면 시민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서울시는 주민투표 결과로 나온 서울시민들의 뜻을 존중해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 다시 한번 예산집행을 촉구한다."

"오늘 어린이의회가 시의회에서 오후 2시에 열렸다. 학부모와 어린 학생 100여명이 와서 모의의회 개최했다. 무상급식이 결정되기 이전에 그들 앞에 섰을 때는 굉장히 부끄러웠다. 편 가르고, 가난의 꼬리표 달아주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눈칫밥을 먹어야 하는 아이들, 그래서 뒷골목에서 때론 부모님을 원망하고 집에 들어가기 싫어 탈선 위기에 놓인 어린이들을 바라보면서 말이다. 아이들이 그토록 바라는 것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의회, 지성인들로서 부끄러웠다. 하지만 오늘 어린이의회 하면서는 기뻤다. 그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면서 무상급식을 할 수 있게 돼 기뻤다. 이것을 표퓰리즘으로 몰아가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무상급식은 시대적 소명이다."

-오 전 시장 재임시절은 1년내내 시와 전쟁을 벌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10.26보궐선거에서 새롭게 선출될 차기시장과의 관계는 어떻게 풀어나가실 생각이신지.

"누가 되든지 작년 7월부터 지금까지 지속해온 시의회의 기조는 변함이 없다. 무상급식처럼 사람 중심의 보편적 복지 속에 서울시민의 소리를 듣고 이를 서울시 정책에 담는 것이다. 이제는 시민들의 소리를 담는 시간이다. 오 시장이 담아내는 시간을 만들지 못해서 그게 안 됐다. 안타깝다. 끝까지 같이 풀어같으면 했는데…. 박영선 민주동 후보는 우리와 입장이 같다. 박원순 변호사도 현재로서는 같다고 본다. 공약하는데 다소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한나라당 후보도 처음과는 많이 달라진 행보 하고 있다. 잘 될 것이다."

-10·26 보궐선거에서 새로 선출되는 서울시장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인해 많은 것이 누적되고 적체됐다. 이것부터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수없이 많은 사안들이 있지만 시민들에게 직접 와 닿을 수 있는 정책이 우선 필요하다. 전세난, 취업난, 저출산 해결을 위한 환경 조성, 수해방지, 앞으로 뒤로 가지도 못하는 뉴타운 사업. 시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이런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대형 프로젝트인 한강 르네상스, 주택사업은 새로운 변화 속에서 정책을 담아내야 한다."

-끝으로 민영뉴스통신사 뉴시스가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뉴시스는 비록 10년의 짧은 역사지만 100년 만큼의 뉴스로 시민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령 서울시 의회가, 지방의회가 무엇을 하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그동안은 국민들이 잘 몰랐다.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시의회에 왔는데, 여기에 견학온 초등학생의 80~90%는 국회의원을 안다고 하더라. 5~6명만이 시의원을 안다고 하더라. 작아보이지만 그래도 5~6명이 알게된 것도 과거와 비교해 보면 대단한 일이다. 뉴시스 덕분이다. 시의회가 무엇을 하는지 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의회의 입장에서는 대단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뉴시스가 지방자치가 뿌리를 내리도록 다양한 보도 등 수많은 노력을 기울여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1년을 뒤돌아보면 시의회의 움직임이 언론에 이렇게 많이 보도 된 적이 있던가. 언론의 지대한 관심, 특히 뉴시스의 선도적 역할이 컸다. 지방의회 발전에 큰 힘이 됐다. 감사드린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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