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은 4일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처리 여부를 국민투표로 결정하는 것을 한 방법으로 제안한 데 대해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고 비난했다.

남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손 대표의 발언에는 민주적 절차와 국민의 뜻을 존중하는 것보다 내년 총선에서 국민들에게 몇 석이라도 더 건져 내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투표로 하자고 하는 것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문제를 주민투표로 가져간 것과 다르지 않다"며 "첨예한 갈등을 의회내에서 풀어 나가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국회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손 대표는 '뭉치는 곳에서는 이겼고 흩어진 곳에서는 졌다'고 발언을 했다"며 "야권통합을 통해 공조한 뒤 단일 후보를 내야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국가 지도자가 되려는 분은 국익과 관련된 일을 순수하게 내용과 유·불리를 따라야지 정치적 이해가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손 대표의 제안은 정략적인 제안"이라고 지적했다.

남 위원장은 또 "이번 주말에 대화와 타협을 더 시도할 것"이라면서도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민주적 절차와 국회법이 허용하는 방식으로 (한·미 FTA 처리 절차를) 밟아 나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미 FTA 주말 이후 처리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남 위원장은 "앞으로 고민해 시기와 방식에 대해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비준안 처리과정에서)물리적 충돌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소신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그냥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갈등은 어느 시대나 있었지만 갈등을 어떻게 풀어가는가에 따라 그 나라의 정치적 수준이 결정된다"며 "갈등을 대화와 타협 그리고 순리로 풀 것인지 물리력과 몸싸움, 그리고 어거지로 풀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황우여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너무 늦지 않은 시기"를 강조해 본회의 개최 가능성을 시사했다.

황 원내대표는 비공개회의에서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갖고 야당과 대화와 합의를 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며 "그러나 계속 손을 놓고 있지는 않겠다"고 말했다고 김기현 대변인은 전했다.

또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2일까지 휴회 결의가 돼 있었고, 어제 새롭게 9일까지 휴회 결의를 했어야 하는데 안했기 때문에 오늘부터 언제라도 본회의를 열수 있는 상태가 됐다"며 "이 정도 민주당에게 이야기를 했으면, 처리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될 때 FTA (비준)안을 올리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