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이 '국민생각'의 박세일 대표와 함께 새누리당내 반박(反朴)·비박(非朴) 세력, 민주당 구민주계 등을 규합, 새로운 중도·보수정당을 창당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뉴시스 취재 결과 지난 6일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장과 지난 2일 민주당을 탈당한 한광옥 상임고문이 모두 지난해부터 김 의장과 새로운 정당 창당에 대한 논의를 가져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와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간의 규합이 성공할 지의 여부가 주목된다.

김 의장은 지난 1일 한광옥 상임고문을 만났고, 김 전 연구소장과는 탈당 선언을 하기 이틀 전인 4일 밤 장시간 전화통화를 했다. 부산 친이계인 정의화 의장과는 지난달 말 여의도의 한 커피숍에서 회동을 가졌다.

김 의장은 정운찬 전 국무총리에게도 "여러 세력이 연대한 중도보수 성향의 정치 세력을 만들어보자"고 권유했고, 안상수 전 대표, 정의화·원희룡 의원, 인명진 갈릴리교회 목사 등과 접촉을 가져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별도로 자유선진당측과도 연대 논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장측 관계자는 "기존 정당 시스템 자체가 국가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화합·통합하는 가운데 쇄신하는 것 아니겠느냐. 대선용 정당, 일회용 정당이 아닌 화합과 통합의 정당을 창당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여권 원로인 김덕룡 민화협 상임의장은 1960년대 대일 굴욕외교 반대 투쟁을 벌이는 등 운동권으로 활약하다, 박정희 정권 당시 4차례 수감당한 인물이다. 박근혜 전 대표와는 껄끄러운 사이를 유지해왔다. 13·14·15·16·17대 국회에서 5선 의원을 지냈으며,'DR'이라는 이니셜로 통칭될 정도로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다.

김 의장은 지난 3·1절 자신의 페이스북에 "임진왜란 당시 '금신전선 상유십이'(今臣戰船 尙有十二, 신에게 지금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라는 기개로 당당히 왜의 133척 대군을 맞아 명랑대첩이라는 위대한 승리를 만들어낸 이순신 장군이 있었다"며 "그 위대한 승리는 장군과 함께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리겠다는 각오로 나선 백성과 군사들, 바로 수많은 이순신이 있었기에 가능했지 않았겠느냐"는 글을 올렸다.

이어 "우리나라는 늘 정의로운 백성과 지도자들이 함께 정의로운 역사를 만들어왔고, 잠시 퇴보하는 일이 있을지라도 늘 우리는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갔다"며 "'수많았던 유관순'과 '수많았던 이순신'처럼, 오늘 우리 역사를 앞으로 힘차게 끌어줄 '수많은 정의로운 사람'들을 그려본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도 "새누리당은 '과거의 잘못과 완전히 단절하고, 새로 태어나기 위해 과감히 쇄신하고 있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로는 단절해야 할 것과 단절하지 말아야 할 것을 혼동하고 있다"며 "단절해야 할 것은 과거의 독재정치와 그 유산이요, 단절하지 말아야 할 것은 정통보수의 가치와 정신, 그리고 그 맥"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지금 새누리당은 정체불명의 비상대책위원회 사람들과 비대위원장이 임명한 공직자추천심사위원회 사람들이 정통 보수정당의 정강정책은 물론 국회의원 후보 공천에 무소불위의 칼을 휘두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전 부소장은 7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다음 주 정도에 집단 탈당이 있을 수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데 사실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최소 20~30명은 탈당을 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명단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부소장은 "그쪽(박근혜 비대위)에서 칼집을 쥐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는 칼날을 쥐고 있다"며 "(김영삼 전 대통령도) 격노하고 있으며 조만간 말을 할 것이고, 총선에서도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이런 일을 벌써 예견하고 준비해 왔던 사람들이 있다"며 "범민주계와 함께 외연의 폭을 넓히자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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