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6월29일 제2연평해전을 일으킨 북한 경비정 684호가 교전 이틀 전에 상급부대인 8전대에 보고한 'SI(특수정보) 15자'는 "발포 명령만 내리면 바로 발포하겠다"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월간조선 7월호가 보도했다.

18일 보도에 따르면 당시 제2연평해전이 종료되기 전에 황해도 소재 신천통신중계소가 북한 해군사령부의 지시 사항을 북한 경비정 684호가 소속된 8전대 사령부로 중계했다.

당시 북 해군사령부와 서해함대사령부는 선제공격 보고를 8전대사령부로부터 받고 684호에 "사격을 했으니 이탈해서 올라오라"고 지시했다. 또 8전대사령부가 현장 부근에 있던 북한 388호에 "불당 소리(포성) 들리냐"고 하자 388호 측에서 "포성 소리 들린다"고 답했다.

제2연평해전을 전후해 북한군 간에 오간 교신 내용은 1999년 1차 연평해전에서 패퇴했던 북한이 2002 한일월드컵으로 들뜬 우리 사회 분위기를 틈타 치밀하게 준비한 끝에 선공(先攻)을 감행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당시 교전이 끝난 뒤 우리 대북 통신감청부대인 5679부대가 감청한 SI첩보에 '발포'라는 단어가 있다는 사실은 알려졌으나 15자 전체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국방부가 이런 SI첩보가 있었음에도 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을 '단순 침범'으로 평가했다는 논란이 제기돼 왔다.

해군작전사령부는 '6월27일 북 684호 NLL 침범 상황 결과' 문건에서 "등산곶 경비정(684호)이 NLL 침범시 아 고속정에 대한 사격 의도를 내포하고 있었다. 8전대사령부와 사격기도 관련 교신을 했다. 기동 전 철저한 사격준비 상태를 갖추고 왔다"고 분석했다고 보도했다.

합참 정보본부가 이를 토대로 작성한 장관 보고용 보고서에는 그전 보고와 달리 15자 도발 정보가 명시됐다. 하지만 해당 보고가 국방장관을 거쳐 예하부대로 하달될 때에는 관련 내용이 삭제됐으며 '단순침범'이라는 내용만 남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합참은 "당시 감청 내용은 대북정보 수집을 위한 활동이기 때문에 보안상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