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이 솔로몬저축은행 측으로부터 받은 자금집행 경로를 일부 확인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합수단 등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임석(50·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일종의 '보험' 성격으로 3억여원을 받은 뒤, 이를 권오을(55)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다시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권 전 의원은 15∼17대 국회의원으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유세단장을 맡았다. 권 전 의원이 당시 캠프에서 이 후보의 선거활동과 관련된 활동비 등으로 이 전 의원의 건넨 돈을 사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날 검찰에 소환된 정두언(55) 새누리당 의원도 '대선 자금 모금 차원에서 돈을 받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고개를 끄덕인 뒤 "(조사에서)충분히 잘 해명될 것"이라고 언급, 대선자금 가능성을 정면으로 반박하진 않았다.

합수단은 다만 이 전 의원이 임 회장에게서 받은 3억여원의 일부만 권 전 의원에게 전달했는지, 혹은 돈을 모두 전달했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조만간 권 전 의원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지만, 권 전 의원이 돈의 성격을 모르고 받았을 경우 사법처리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래저축은행의 김찬경(56·구속기소) 회장이 이 전 의원에게 건넨 돈이 당초 알려진 2억여원보다 훨씬 많은 30억원에 달한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미래저축은행 관계자는 한 언론을 통해 "김 회장이 '2007년 대선을 앞두고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을 통해 이상득 전 의원을 소개받은 뒤 보험용으로 30억원을 건넸다'고 가까운 지인들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합수단 관계자는 "수사중이라 정확한 사실관계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김 회장이 건넨 돈의 액수가 30억원이란 것도 수사팀에서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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