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후보의 '5·16은 불가피했다'는 발언이 야당은 물론 여당 대선주자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박 후보측이 이에 대한 반격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박 후보측은 5·16에 대해 '의미있는 역사'라는 취지에서 적극 옹호하는 발언을 잇따라 하면서 야당 등의 비판에 적극 대응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5·16과 관련한 논란은 향후 대선정국을 뜨겁게 달구는 핵심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후보 캠프의 정치발전위원을 맡고 있는 박효종 서울대 윤리교육과 교수는 18일 CBS 라디오에서 "5·16을 단순히 민주주의의 역행으로만 봐서는 안된다"며 "장기적인 결과로 봤을때에 민주주의의 보루를 형성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가 언급한 민주주의의 '보루'란 경제적으로 안정된 중산층을 지칭한다. 5·16을 통해 우리 사회에 중산층이 출현하게 됐고 민주주의의 발전에 기여를 했다는 얘기다.

전날 박 후보의 측근인 이정현 최고위원이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시대적 과제가 있듯이 시대적 상황이 있다"며 "5·16은 51년전 얘기이고 한마디로 이미 역사"라고 주장한 것보다도 한발 더 나아가 있다.

박 후보측은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5·16으로 정권을 장악하며 경제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존재한다는 입장이었는데 민주주의 발전과의 연결고리까지 주장한 것이다.

박 교수는 또 "패배의식에 젖어있던 국민들의 의식을 우리도 무엇인가 할 수 있다고 바꿔 놓았다"며 '5·16은 쿠데타이면서도 혁명'이라는 자신의 주장을 거듭 강조했다.

"아버지의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다소 '방어적 태도'를 취한 박 후보의 5·16 평가를 "구국의 혁명"이라며 '공세적 자세'를 보였던 2007년 7월 대선 도전 당시로 되돌려 놓은 셈이다.

박 후보도 이날 강원 철원군 군사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역사관 논련과 관련해 "정치권이 현재 국민의 삶 챙길 일 많은데 역사논쟁을 해야 하냐"며 "저처럼 생각하는 국민을 잘못된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해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나 야권과 비박계 대선주자들은 박 후보의 발언을 두고 연일 공세를 퍼붓고 있다.

통합진보당 노회찬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역대 대통령 중에서 5·16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사람은 내란, 군사반란죄로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전두환, 노태우 둘 밖에 없다"며 "다시는 5·16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대정부질문에서 "산업화에 성공했다고 쿠데타의 의미가 달라지냐"며 "유신체제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 될수 없는 민주주의에 대한 사형선고"라고 지적했다.

같은당 문병호 의원도 "5·16과 강탈재산 정수장학회를 정당화하는 박 후보는 헌법을 준수하고 정의를 세워야 할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비박계 대선주자 중 한명인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은 "5·16 그 자체는 누가 봐도 쿠데타"라며 "딸로서 아버지에 대한 평가를 다를 수 있지만 지도자로 가는 분이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반성할 것은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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