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선주자를 뽑는 본선을 앞두고 치러진 2차례 이벤트에서 각 후보간 이해득실이 뚜렷해지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등 현재까지 나타난 결과만 따지고 보면 참여정부 공과(功過)를 둘러싼 논란 탓에 상처를 입었지만 친노계를 대표하는 문재인 후보의 대세론이 일단 유지되고 있다는 게 민주당 안팎의 일치된 견해다.

다만 나머지 후보들간의 우열은 상당한 혼전구도를 보이고 있어 흥미를 끈다.

이같은 구도는 손학규 후보의 저력이 경선과정서 재평가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두드러지고 있다.

30일 막을 내린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해 본선무대 진출을 확정지은 문재인·손학규·김두관·정세균·박준영 후보의 득표율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각 후보 캠프측의 분석을 종합해보면 손학규 후보는 문재인 후보에 근소한 차이로 뒤진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손 후보는 하루 뒤인 31일 열린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전국중앙위원회에서 박준영 후보를 제외한 4명의 후보자 가운데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비록 재적인원 3분2의 지지를 받지 못해 단일 지지후보로 낙점받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고전을 예측했던 세간의 예상을 뛰넘는 선전을 기록한 셈이다.

손 후보의 이같은 성과는 민평련을 이끌었던 고(故) 김근태 민주당 고문과의 개인적 친분(서울대 동문)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할 수 있지만 이것만이 전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민평련 관계자들은 지지후보 결정을 위한 3차례의 모임을 벌인 결과 모두 손학규 후보의 콘텐츠에 높은 점수를 줬다.

민평련 관계자는 "대선주자 초청토론회에서 손학규 후보가 제시한 비전 등은 구체적이면서도 현실적이었다"며 "손학규 후보가 내놓은 저녁이 있는 삶이란 슬로건처럼 일목요연하면서도 잘 정리된 콘텐츠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4선 의원에 보건복지부 장관, 경기도지사를 지낸 이력이 국정전반에 대한 이해와 문제진단, 현실적 대안제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손 후보측은 이같은 긍정적 흐름이 본선에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반면 당초 문재인 후보와 선두를 다툴 것으로 예상됐던 김두관 후보는 기세가 주춤하다. 여론조사 뿐만 아니라 당내 지지도에서 양강구도를 구축하겠다는 당초 의도는 현재로서는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경남도지사직을 내놓고 대권도전에 나설 때만해도 김두관의 정치적 확장성에 대한 기대가 민주당 안팎에서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김두관 후보는 이장부터 시작해 행정자치부 장관, 경남도지사에 오르기까지의 흥미로운 인생역정을 강점으로 대권도전을 선언했다.

게다가 같은 친노 출신임에도 문재인 후보에 비해 권력욕이라던가 정치적 과단성에서 앞선다는 호평도 강점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김두관 후보는 중앙정치무대에 교두보는 확보했지만 본격적인 '상륙'은 현재 진행형 이라는 것이 당 관계자와 정치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무엇보다 콘텐츠 부족에 대한 지적이 뼈아프다. 민평련 지지후보 결정투표에서 일찌감치 예선탈락한 것에 대해 민평련 안팎에서 준비성이 부족하지 않았느냐는 평이 꾸준히 흘러나온다. 이는 손학규 후보가 콘텐츠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것과 대비되면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지역에 정치적 기반을 둔 김두관 후보가 자신이 갖고 있는 강점을 중앙정치무대에 펼치는 과정서 홍보 등에 기술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적응과정을 지나면 충분히 경쟁력을 발회할 것으로 전망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내에서는 이같은 변화된 구도를 반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올림픽과 안철수 효과가 겹치면서 민주당 경선흥행에 빨간 불이 켜진 상태에서 손학규 후보가 정책 등에서 치고나와 나머지 후보들과 경합을 겨룰 경우, 경선 흥행성을 더욱 높이는 등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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