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었다. 이번에는 정말 죽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포위망을 점점 좁히던 삼별초 군사 몇몇은 이미 자리에 쓰러져 있었다. 무엇보다 방금 우리에게 소리친 삼별초 부장도 상태가 영 아니었다. 어깨를 관통한 칼이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그 자리에서 쓰러질 것만 같았다. 천천히 한 발자국씩 다가오는 그 걸음이 다른 누구보다 묵직했다. 그리고 괜히 내 숨이 막히는 것만 같았다.“당신이 누군지 알고 있소.”그는 내 앞에서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어깨에 박힌 칼은 옆으로 조금 더 비틀어진 상태였다. 숨이 멈춘 모습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