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감(蜜柑)의 시사만평]

‘감귤 1번과 상품화 시급하다’ VS '전체적 가격하락과 이미지 추락 우려‘

감귤 1번과 상품화 관련해 이해 당사자들이 격렬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행정이 전혀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해결기미는 보이고 있지 않는 안갯속 형국이다.

제주도의회 일부 의원들과 유통상인들이 ‘맛이나 품질면에서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 감귤 1번과 상품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라면서 1번과 상품화를 위해 비상품화 규정에서 벗어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반해 생산자단체들은 ‘1번과 상품화 즉시 감귤량이 폭증해 감귤가격 하락과 더불어 품질하락이 우려된다’며 1번과 상품화에 반대를 표명했다.

특히, 제주특별자치도농업인단체협의회(회장 고문삼)는 오늘(25일)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1번가 상품화 주장은 억지’라며 감귤 1번과 상품화를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성명서에서 제주농업인단체협의회는 "감귤 1번과를 허용하면 전체적인 감귤유통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공직자들이 동원되면서 간벌작업을 하면서 적정생산을 이뤄냈던 감귤정책이 1번과 상품화 결정으로 모든게 무너지게 된다“며 가격하락의 제어가 지금과 같은 비상품 격리에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1번과 상품화에 결사 반대를 천명한 모 인사는 "1번과를 상품화 한다면 감귤가격 하락은 불 보듯 뻔한 일이 될 것"이라고 전제 한 후 “그동안 비상품 감귤의 격리로 인한 혜택을 보아 왔던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며 “올해 90년만의 가뭄을 겪으면서 감귤원 과실생육이 부진하고 비상품 감귤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이러한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근시안적 생각”이라며 1번과 상품성 요구에 대해 강력하게 불가방침을 내려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1번과 상품화에 도의원직을 걸만큼 활발히 활동을 전개한 현우범 의원은 상임위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제 감귤은 맛으로 승부해야 하는데, 맛이 훨씬 좋은 1번과를 판매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자신이 주장을 계속 이어나갔다.

이어 현 의원은 “담당 국장이나 과장도 현재 1번과가 최소한 80% 이상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라며 “농민들이 밭에 버린게 없고, 비상품으로 수매된게 없으면 그 1번과는 다 유통된 것 아닌가"라며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현 의원은 1번과 상품화로 인해 가격하락이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소비자 선호도 등으로 현재 1번과 중 80% 이상이 시장에 출하되고 있어 1번과를 상품화할 경우 감귤량이 급증,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반박하기도 했다.

또한, 1번과 상품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모 인사는 "소비 패턴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고 전제 한 후 ”현재 암암리에 유통되고 있는 1번과가 엄청나기에 이번 기회로 양지로 끌어 올려야 한다“며 ”수면 아래에서의 판매로 오히려 이득보는 것은 중간상인“이라며 1번과 상품화가 생산농가에 큰 이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1번과 상품화 문제와 관련해 당사자들간 치열한 주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근민 지사와 제주도정은 여전히 한발 물러서 지켜보는 입장이다.

특히, 제주지역 내 가장 큰 직업군으로 분류된 감귤농가들이 당사자로 인해 내년 선거에 앞서 이번 결정은 쉽지 않을 터.

90년만에 찾아온 지독한 가뭄에 비상품 감귤이 쏟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내년 제주도지사 선거에...이에 우근민 도정의 고민은 깊어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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