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율 44%였는데 2009년부터 77%로 거짓보고
실제 누수율도 42%가 넘어, 상수도 공급 효율성 문제 '심각' 수준 드러나

제주특별자치도 수자원본부(본부장 홍성택)가 지난 2009년부터 무려 6년간 제주도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홍성택 道수자원본부장은 11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을 찾아 "최근 언론에 보도된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의 지적사항을 받아들이고 과거 답습행정에서 탈피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기자들은 어리둥절했다. 아직 道감사위원회에선 道수자원본부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사 지적사항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밝힌 홍성택 본부장의 '해명'은 수많은 의문점을 낳았다. 당연 기자들의 질문세례가 쏟아졌다.

▲ 홍성택 제주특별자치도 수자원본부장. ⓒ뉴스제주

결론부터 드러내면, 道수자원본부는 道감사위에서 발견하기까지 거짓말을 해 온 사실을 숨겨왔다.

거짓말한 이유는 상수도 유수율(공급율)이 낮게 보고되면 환경부로부터 국비를 지원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4개 시군 체제였던 2006년에 보고된 유수율은 73.5%였으며, 특별자치도로 통합된 2007년에는 76.7%로 발표돼 왔다.

하지만 이는 정확한 측정값이 아니라 추정치였다. 道수자원본부는 지난 2008년 말, 환경부의 도움을 얻어 실제 유수율을 측정해 보니 44%로 조사돼 당혹스러웠다. 당시 수자원본부는 76.9%라고 발표했었는데, 무려 30% 이상이 차이가 난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道수자원본부는 자체 샘플조사를 거친 뒤 지난 2011년 환경부에 예산(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허나 기획재정부에선 타 지역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국비 지원을 불허했다.

그렇게 수자원본부는 2008년 말부터 실제 유수율이 44%인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이제껏 76.9%라고 발표해 왔던 것이다.

44%의 유수율은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있는 수준이다.
전국평균 수준의 유수율은 83%다. 서울시 아리수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인 95%에 육박한다.

문제가 심각한 이유는 유수율이 아닌 누수율(물을 뽑아냈으나 사용되지 못하고 빠지는 비율)이 무려 42.1%에 달한다는 것이다. 유수율이나 누수율이 거의 비슷하다. 즉, 100톤의 물을 생산했으면 반은 쓰고 반이 버려지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2013년 환경부에 보고된 '수돗물 유량 및 유수율 관리시스템 구축을 위한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그 해 생산량은 1억 4395만 톤이다.

이 가운데 유효수량은 7450만 톤(51.8%)이며, 무효수량은 6944만 톤으로 48.2%에 달한다.

유효수량 중 요금으로 부과되는 수량은 6333만 톤으로 44%를 차지한다. 이것이 환경부에 보고되는 실제 유수량이다.

유효수량 중 7.76%는 소화전이나 수도운영 공사 등 공공에 사용되는 것으로 요금이 부과되지 않고 사용되어지는 무수수량이다. 무효수량 48.2% 중 누수량이 42.1%(6066만 톤)이나 된다. 생산효율이 매우 떨어진다.

이 때문에 홍 본부장은 "사업 추진방식을 개선해 44%의 유수율을 83%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재부에서 국비 지원을 허가하지 않는 이상 이는 요원하다.

홍 본부장은 "국비보조 외에 매년 400억 원의 자체재원을 마련해 2015년까지 3934억 원을 투입하겠다"며 "유수율을 전국평균 수준까지 향상시켜 절감시킨 생산비용을 수도요금 인상요인을 해소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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