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기와 위치추적 기능이 연결된 VHF-DSC 등이 낚시어선 '돌고래호'에 장착됐었음에도 장기간 전원을 꺼둔 관계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 사실이 밝혀져 이에 대한 정부의 관리 부실과 기능 강화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김우남 농해수위 위원장이 수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돌고래호에도 VHF-DSC, SSB 등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사용되지 않아 올해 1월 1일 이후 수협 어업정보통신국과 교신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돌고래호에 설치된 무전기인 VHF와 SSB는 각각 초단파대, 단파대 주파수를 이용해 음성통신을 하는 장비로 선박안전조업규칙에 따르면 VHF 등 통신기가 설치된 선박이 출항·입항 할 때는 지체 없이 관할 어업정보통신국에 출항·입항 통보를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무선국의 운용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입항 전과 출항 후 각각 3시간 이상 개국(통신기를 켬)하여 다른 무선국과 연락이 쉽게 되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돌고래호는 VHF, SSB 모두를 사용하지 않았고 이러한 경우가 다른 어선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관리·감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돌고래호에는 무전기(VHF)와 선박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기능(GPS 등)이 연결된 VHF-DSC가 설치됐다.

VHF-DSC는 위치 파악 기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선박 조난 시 긴급버튼을 누르면 위치가 발사되고 어업정보통신국에 경고등이 울려 신속한 구조에 큰 도움이 된다.

돌고래호 역시 지난 해 10월 VHF-DSC를 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아 설치했지만 지금까지 한 차례도 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수협 측의 설명이다.

참고로 수협중앙회는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약 4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수협중앙회를 통해 5,300대의 VHF-DSC를 보급한 바 있다.

김우남 위원장은 "법령에 의한 무전기 사용의무가 사실상 사문화되고 국가 예산이 투입된 장비가 방치된 채 돌고래호 전복 사고와 같은 긴급 상황에서 아무런 기능을 못한 채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정부는 지금이라도 법령과 국가 보조금의 목적에 근거해 무전기 및 VHF-DSC의 사용 등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장비의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개선대책을 즉각 수립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돌고래호에는 VHF-DSC외에도 V-PASS(어선위치발신장치)가 설치돼 실제 작동됐지만 이 역시 실제 인명 구조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고 현재 오작동 등의 논란이 일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