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의 땀방울로 30년의 행복을"
"3년의 땀방울로 30년의 행복을"
  • 박길홍 기자
  • 승인 2017.09.0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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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1)제주특성화고, 최고의 기능인을 꿈꾸다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은 높은 문턱 앞에서 좌절하거나 심지어 취업을 포기하는 청년들마저 생겨나면서 청년 실업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 직업인을 양성하는 특성화고등학교가 새로운 대안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뉴스제주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을 국정 제1과제로 삼을 만큼 정부는 실업률 극복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취업률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은 높은 문턱 앞에서 좌절하거나 심지어 취업을 포기하는 청년들마저 생겨나면서 청년 실업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 직업인을 양성하는 특성화고등학교가 새로운 대안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1998년 3월 개정, 공포된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91조에 따라 운영되는 특성화고등학교는 우리나라 고등학교의 한 형태로 특정 분야의 인재와 전문 직업인 양성을 위한 특성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고등학교를 말한다.

2012년 이후 모든 전문계고가 특성화고로 통합됐다. 제주지역의 경우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를 포함해 제주고, 한림공고, 한국뷰티고, 중문고, 서귀포산업과학고, 성산고, 함덕고, 중앙고, 영주고 등 총 10개교가 특성화고로 지정됐다.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원예, 조경, 생물공학, 식품가공, 애완동물, 미용, 조리, 간호, 자동화설비, 자동차, 조선, 로봇, 건축, 전자기기, 정보통신, 반토체, 의료기기, 화공, 제과 제빵, 금융, 증권, 회계, 전자상거래, 웹디자인, 디자인 등 분야도 다양하다.

특성화고를 졸업하면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취업전선에 바로 뛰어드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있어 전국기능경기대회는 그간의 성과와 자신의 실력을 검증해 볼 수 있는 기회의 장이자 취업의 등용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제52회 전국기능경기대회'가 지난 9월 4일 제주에서 개막했다. 이번 대회는 오는 11일까지 총 8일간의 일정으로 펼쳐지고 있다. ⓒ뉴스제주

■ 제52회 전국기능경기대회 개막

'제52회 전국기능경기대회'가 지난 9월 4일 제주에서 개막했다. 이번 대회는 오는 11일까지 총 8일간의 일정으로 펼쳐지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주최하고, 한국산업인력공단(국제기능올림픽대회 한국위원회)과 제주특별자치도기능경기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제주에서 개최됐다.

'자연과 문화의 섬, 기술을 더하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열리는 이번 대회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어음기능경기장 등 열린경기장과 3개 특성화고등학교(한림공고, 서귀포산업과학고, 제주고), 제주관광대, 제주한라대 등 7개소에서 전국 1901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폴리메카닉스 등 50개 직종에서 기량을 겨룬다.

전국대회 입상자에게는 1200만원(금), 800만원(은), 400만원(동)의 상금이 지급되며, 직종별 2위까지는 2019년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제45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또한 국가기술자격 산업기사 실기시험 면제 등의 혜택도 주어진다.

제주의 경우 6개 특성화고 학생 43명이 20개 직종에 참가하는 것을 비롯해 총 67명이 27개 직종에서 전국 선수들과 우승을 놓고 불꽃 뛰는 기술경연을 펼친다. 특히 홈그라운드의 잇점을 살려 통신망분배기술, 요리, 옥내제어, 피부미용, 도자기 등 다수 직종에서 입상 가능성이 예측되고 있다.

여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오랜 시간 땀을 흘린 학생들이 있다. 이번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옥내제어 부분에 출전해 최고의 기능인을 꿈꾸는 한림공고 전기과 학생들을 만나 봤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오랜 시간 땀을 흘린 학생들이 있다. 이번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옥내제어 부분에 출전해 최고의 기능인을 꿈꾸는 한림공고 전기과 학생들을 만나 봤다. ⓒ뉴스제주

■ "제 꿈은 조명가게 CEO"

삼촌의 영향으로 한림공고 전기과에 진학했다는 강진석 학생(3학년)은 조명가게 사장님이 꿈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디딤돌 중 하나가 바로 기능경기대회다. 강진석 학생의 기능경기대회 출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의 경우 첫 출전인데다 준비할 시간도 부족해 비록 입상은 못했지만 이번 대회에 임하는 그의 각오는 남달랐다.

강진석 학생은 "제 꿈은 돈 모아서 조명가게를 차리는 것이다. 예전엔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이걸 해서 얻는 게 뭔가 등 회의감이 들고, 스트레스도 심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런데 지금은 목표가 생겼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작년 경기대회 마치고 조금 흔들렸는데 지금은 극복했다"며 "작년엔 경험상 출전했다면 이번엔 입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고정협 학생(3학년) 역시 강진석 학생과 마찬가지로 삼촌의 영향을 받고 전기과를 선택했다. 그는 "평소 연습하는 것처럼 대회에 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부모님께서 말씀해주셨다. 가족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옆에서 많이 응원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대회에서 메달을 따게 되면 좋은 곳에 취업을 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돈도 많이 벌 수 있다. 무엇보다 미래가 안정적이다. 고등학교 졸업하면 바로 취업하고 싶다. 메달 따면 대기업에서 스카웃한다고 하는데 꼭 메달 따서 대기업에 취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림공고 전기과 고성범, 강진석, 고정협 학생(좌측부터). ⓒ뉴스제주

막내인 고성범 학생(2학년)은 대회 경험은 비록 전무하지만 확실한 목표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 입상해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고성범 학생은 "경험도 적은데다 대회를 준비하는 시간도 촉박했다. 그런데 두 선배들이 모르는 것이 있으면 알려주고 보고만 있어도 도움이 된다"며 두 선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두 선배의 경우 대회를 위해 1년 이상 준비를 했지만 고성범 학생은 준비기간이 반년도 채 되지 않았다. 두 선배들과 달리 경험이 부족한 점이 그에겐 약점일 수 있지만 학구열만큼은 두 선배 못지않았다.

비록 막내이긴 하지만 선배들의 작업 과정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그는 연습시간 내내 진지한 표정으로 그들의 작업 과정을 꼼꼼히 메모하며 연신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실습은 적성에 맞지만 아직 이론은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입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졸업 후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에 들어가고 싶다. 지금까지는 다르게 좀 더 열심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성범 학생은 비록 막내이긴 하지만 선배들의 작업 과정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그는 연습시간 내내 진지한 표정으로 그들의 작업 과정을 꼼꼼히 메모하며 연신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스제주

 

■ "3년의 땀방울로 30년의 행복을"

이들 학생은 모두 이번 대회에서 옥내제어 분야에 출전한다. 

일반인들에겐 다소 생소한 용어인 옥내제어는 각종 전기재료와 장비 등으로 주택과 아파트, 사무실, 학교, 병원, 농업용 시설 등의 전원장비 및 제어기기를 이용해 전동기 및 전기 설비를 효율적으로 시공하고 유지 및 관리하는 직종이다.

한림공고는 지난 10년간 옥내제어 분야에서 전국대회 입상 경력이 단 한 차례(2016년 우수상)에 불과할 정도로 열악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한림공고 전기과 이용수 지도교사. ⓒ뉴스제주

한림공고 전기과 이용수 지도교사는 "과거 이 학교 학생들은 제가 기대했던 그런 실력의 수준이 아니었다. 때문에 대회 출전도 그저 참가하는 데에만 의의를 갖는 수준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러나 이전과 달리 학생들의 수준도 많이 향상됐고, 무엇보다 학생들이 열심히 하고 있다. 저는 물론 학생들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부모들도 옆에서 학생들을 북돋아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학생들이 힘들어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 교사는 "학생들한테 매번 이야기한다. 고등학교 3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30년의 행복이 될 수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학생들이 열심히 하기도 한다. 저도 아이들이 잘 되면 기분도 좋고 교사로서의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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